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공연장면. 사진=극단 새벽 제공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공연장면. 사진=극단 새벽 제공
`아버지`. 평생을 미워해도 끝끝내 미워할 수 없는 애증의 관계를 가진 이들이 많다. 미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결국엔 동반자가 되고 말년에는 형제가 되는 애정의 상대.

아버지의 삶에는 뭐가 있을까, 수십이 넘은 고단한 노동과 세상 그 무엇도 눈치 볼 필요 없는 안식과 건강한 자식을 키운 보람 한없이 미안했던 아내와 그리고 그 어떤 그리움. 눈물이 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오는 7일 오후 2시 대덕문예회관 무대에 오른다.

극단 새벽이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특별공연으로 마련한 이번 연극은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부모 자식 간의 사건과 가족들의 기억의 지점들을 섬세한 이야기로 풀어간다. 드라마틱한 사건 위주의 자극적 이야기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으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디테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시켜 주는 연극이다. 더불어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는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국 시골 정취를 살리는 동시에 상징이 절묘하게 이루는 무대, 물 흐르듯 변하다 순간순간 극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조명 그리고 극의 분위기를 아우르며 연극 속 인물들의 감정선을 받쳐주는 음악은 이 시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공연을 선사한다.

달 뜬 시골 집, 병든 아버지를 등에 업고 마당을 걷는 철없던 아들의 이야기. 그들을 바라보는 서러운 어머니의 이야기. 반 백 년을 같이 살았어도 생의 마지막 순간엔 "당신에게 할 말이 많은데" 라는 말만 되풀이하던 늙은 부부의 이야기. 내가 왜 아프냐고 묻는 아버지의 질문에 가슴이 먹먹해지던, 그저 바라만 보던, 두 부자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포스터. 사진=극단 새벽 제공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포스터. 사진=극단 새벽 제공

조수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