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책꽂이] 가시연잎이 말했네 외

△가시연잎이 말했네(장영복 글·이혜리 그림)= "우리 먼 곳으로 떠나 보지 않을래?" 가시연잎이 넌지시 말을 건낸다. 나는 `떠난다`는 설렘보다 `우리`라는 일체감에 의지해서 선뜻 가시연잎 배에 오른다. 여행은 좋았다. 하지만 이 여정을 그려 내는 일이 쉬운 건 아니었다. 마음에 다가오고 머리에 떠오르는 많은 느낌과 생각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함께해 주는 이들이 있어 긴 여정을 행복하게 마친다. 그림책 `가시연잎이 말했네`는 `가시연`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평범한 일상 속 우리들을 꼭 닮은 캐릭터, 시시각각 변화하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간시연잎의 여정은 혼자 나서기 두려웠던 길에서 선선히 손 내밀고 함께 걸어준 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보림·40쪽·1만6000원

△토끼의 재판(김인자 글·배철웅 그림)= 숲속의 왕 호랑이라도 못 피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구덩이. 아무리 강하고 힘이 센 호랑이라도 나뭇잎으로 살짝 가려 놓은 이 구덩이만은 피하지 못하고 빠져 버리고 말았다. 혼자 힘으로는 아무래도 이곳에서 나오기 힘들어 낙담하고 있을 때, 길을 지나던 나그네가 호랑이를 발견한다. 자신을 잡아먹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해치지 않겠다는 호랑이의 말을 믿고 꺼내 준다. 그런데 호랑이가 약속을 어기고 나그네를 잡아먹겠다고 한다. 호랑이를 구해 주었는데 보답을 받지는 못할망정 위기에 처한 나그네. 둘은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제3자에게 상황을 말하고 판단해 달라고 하기로 결정하는데…. 토끼가 어떤 재치 있는 재판을 내리는지,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옛 이야기를 만나보자. 스푼북·40쪽·1만 1800원

△고무줄이 툭!(전해숙 지음)= 운동회는 아이들에게 소풍 다음으로 설레고 기다려지는 날이다. 운동회를 하기 며칠 전부터 가슴이 뛰고, 운동회 날 아침에 비라도 올까 봐 그렇게 노심초사일 수가 없다. 초등학교 운동회는 아이들뿐 아니라 그 가족들이 총출동해 추억을 쌓는 가족 행사이다. 하지만 이런 날, 다른 친구들은 엄마 아빠가 다 왔는데 나만 혼자라면 기분이 어떨까? `고무줄이 툭!`은 주인공 성빈이를 통해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독자들은 주인공의 모습을 바라보며 함께 서운해하고 안타까워하다가, 어느덧 창피함을 이기려고 입술을 꽉 깨물고 울음을 꾹 참고 있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주인공이 친구들에게 최고 스타가 되어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며 덩달아 입꼬리를 실룩실룩하게 될 것이다. 한울림·44쪽·1만 3000원

△슬픔이 찾아와도 괜찮아(에바 엘란트 지음·서남희 옮김)=슬픔이란 낯선 감정을 대하는 방법과 함께 더는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담은 그림책이다. . 저자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슬픔, 외로움과 같이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내고 싶어 한다. 슬퍼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이 책을 펼쳐 보자. 그리고 슬픔이 하는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답답했던 마음은 저 멀리 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현암주니어·38쪽·1만 2000원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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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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