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문숙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심문숙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몸이 아파서 고생하면 `몸만 건강하면 정말 열심히 살겠다`고 생각한다. 아프면 비로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것은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프기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무릎이 아프면 무릎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손가락 하나만 아파도 세수하기, 식사하기, 옷 입고 양말신기, 글쓰기 등에 불편을 겪게 되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손가락의 역할을 깨닫는다.

위나 장이 아파 본 사람은 속이 편한 게 제일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아프고 나면 같은 부위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을 보면 경험자로서 내가 아파봐서 안 다며 이런 저런 설명을 하게 된다.

아프게 되면 적은 설명에도 고마워하며 소소한 것에 대한 기쁨도 커진다.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평범한 일상이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 내 일과 같이 걱정해주는 주변 사람들이 고맙다. 아픈 건 잠시 앉았다 가도 늦지 않으니 쉬었다 가고 보이지 않던 것 들을 들여다보라는 의미 같다.

우리는 결국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건강을 들여다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플 때 참고 견디다 보면 치료시기를 놓쳐 건강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뇌기능 장애를 유발한 기질적인 원인들은 대부분 쉽게 회복되지 않거나 비가역적인 질병인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기관지 벽이 손상을 받아 기관지 확장증이 발생하면 폐의 세균 및 먼지 등에 대한 자정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정상적인 기관지 내벽의 섬모들이 손상을 입게 되면 점액이 잘 배출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세균의 번식장소가 된다. 세균 번식에 의해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일어나면 결국은 기관지가 파괴된다.

이렇게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호흡에 어려움 없이 숨을 잘 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된다. 확장된 기관지도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비가역적인 질병이다.

혈관은 겉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혈관건강은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쉽게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 고혈압,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의 경우 서서히 혈관손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가역적으로 몸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한번 손상되면 신체가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적 질환들은 이전 상태로 돌이킬 수 없다. 아프기 전에 잘 살펴야 한다. 우리가 건강상태를 미리 들여다보고 챙길 수 있도록 하는 국가 건강검진은 영유아, 학생, 성인 등 생애주기별로 실시되고 있다.

만성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는 만 40세와 노인성질환 예방이 필요한 만 66세에는 생애전환기 검진도 실시된다. 적지 않은 경우 건강검진에서 문제가 발견되곤 한다. 건강의 중요성을 알고 검진 결과를 잘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검진이 아니어도 일상생활 속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적극 대처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아프게 되면 건강이 최우선이 된다. 아프면 보이는 것 들을 잘 보고 잘 알아차려야 한다.

아프고 나서 보이는 것 들에 소중함을 알고 감사하며,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지금보다 더 건강을 잘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심문숙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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