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식 KAIST I&TM(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박인식 KAIST I&TM(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LCD 분야에서 그렇다. 중국 업체들의 LCD 기술력은 국내 기업의 90%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가격은 국내 업체의 약 40-70% 수준인 저가에 시장에 LCD를 공급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LCD 패널 시장 글로벌 1위로 올라선 중국 BOE(社)는 올해 1분기에도 점유율 20.3%로 1위를 지켰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지난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남 아산에서 13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어려운 시기지만 흔들림 없이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세계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통 큰 투자 결정이다. 이번 투자는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 업계 주력이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LC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거란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LCD에서 경험한 중국의 추월을 반면교사 삼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국내 인력의 해외 취업 및 기업 M&A에 의한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2002년 11월 유동성 위기를 겪던 현대 하이디스가 중국 BOE에 매각되면서 LCD 기술 유출은 시작되었다. 현재도 고급 연구기술 인력에 대한 영입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퇴직 인력들이 관련 중소기업에 재취업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국내 기업에 한해서는 재취업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정부의 지원이다. 중국은 중앙정부를 비롯해 각 지방정부들이 많게는 전체 투자비의 70-80%까지 조달하며 디스플레이 산업을 지원했다. 세제 감면과 국유지 사용 등의 혜택도 제공했다. 반면 최근 10년간 국내 LCD 산업에는 정부 차원의 이렇다 할 지원이 없었다. 아직 중국과 기술격차가 있는 OLED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력 및 소재·장비 기업 육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개성 공단을 활용한 제조 원가와 물류 이동 경쟁력 강화이다. 중국, 베트남 등의 해외 모듈 생산기지는 인건비는 적게 들지만, 국내에서 생산한 중간재를 해외로 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근무자들의 근무 연속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개선 평가를 통한 기술개발과 역량 축적을 하기에 불리하다. 전체 생산 라인이 아닌 모듈 조립 공정만이라도 개성 공단을 활용한다면 한국 디스플레이의 경쟁력 강화와 남북 경제협력 측면에서 모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근 `100년 라이벌` 독일 3사가 미래 자동차의 핵심기술인 자율주행 분야의 연구개발을 위해 손잡았다고 한다. 협업을 통해 값비싼 미래차 투자비용을 아끼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한국에는 삼성과 LG라는 디스플레이 분야 전세계 최고 Player가 두 기업이나 있다. 위의 대책들과 함께 두 기업간 선의의 협력과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산업계, 학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더 해진다면 `흔들림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박인식 KAIST I&TM(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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