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샘플로부터 L0 유전자 뿌리를 추적하는 과정. 사진=IBS 제공
혈액 샘플로부터 L0 유전자 뿌리를 추적하는 과정. 사진=IBS 제공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 칼라하리 지역에서 출현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이주를 시작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호주·남아공 연구진과 함께 세계 최초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정확한 발상지와 이주 원인을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L0`로 불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모계 혈통에 주목했다. 남아프리카에 사는 L0 혈통 후손들을 추적해 이들의 DNA를 분석했다. DNA 분석자료와 후손들의 언어·문화·지리적 분포 정보를 종합한 결과 현생인류는 아프리카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있는 칼라하리 지역에서 출현했음을 밝혀냈다.

아울러 칼라하리에 있던 현생인류가 지구 자전축 변동으로 인한 아프리카 지역의 기후변화 때문에 거주지를 옮겼다는 분석도 내놨다. 연구팀의 해양 퇴적물 등 고(古) 기후 자료와 기후 컴퓨터 모델 분석에 따르면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지구 자전축 회전 현상)이 남반구의 여름 일사량을 변화시켰고, 강우량에 영향을 줬다.

이로 인해 13만여 년 전에 인류 발상지 북동쪽, 11만여 년 전에는 남서쪽이 습해지며 녹지가 형성돼 이주가 가능한 환경이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호주의 유전학자들이 유전자를 채취해 분석하고, IBS의 기후물리학자들이 고(古)기후를 재구성해 인류 첫 이주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29일 네이처(Nature)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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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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