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작금의 우리 사회는 누군가를 비난하고 잘못을 따지는 일에 익숙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마 전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양쪽으로 확연히 갈라진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생각이다.

소셜 인플루언서로 잘 알려진 이들부터 각 당을 대표하는 사람들과 나라의 고위공직자에 해당하는 사람들까지도 서로 잘했다는 칭찬은 없고, 다른 당이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 힐난과 험담을 넘어 부정적 상황 묘사만 하고 있다.

물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국민들도 양분돼 서로 상처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옳고 그름을 떠나 감정적인 상처를 만들고 깊은 골이 파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불안하고 우울하다.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 중에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된 내용을 살펴보면 연속해서 3번 이상 실패를 겪으면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한 반응으로 염증세포가 많이 만들어지고 이 염증세포가 뇌의 혈관 주변부로 파고들어 행동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연속되는 실패나 스트레스는 행동장애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 신체의 기본적 기능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된다.

심장을 뛰게 하고, 숨을 쉬는 것, 체온이 36.5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 식사를 하면 위와 장의 움직임과 소화액의 분비가 일어나 소화를 시키는 것, 혈압과 혈당이 조절되는 것, 잠을 자는 것, 침과 땀 같은 분비물들이 몸의 상황에 따라 분비되는 것 등은 모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돼 있는 자율 신경에 의한 것이다.

추운 겨울에는 내 몸 온도를 36.5도에 맞추려고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여름철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이 분비된다. 자율신경이 작동해서 기화열을 발산해 몸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자율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체 여러 기관에 문제가 발생한다. 자율신경은 감정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 나를 괴롭게 하는 상황, 사람, 일, 사건, 돈 등이 바로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기억 속에 쌓여 점차 커지다가 스스로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가면 이겨내지 못하고 질병으로 이어진다. 한계점을 넘지 않으려면 나의 한계점을 더 높여야 한다.

이 한계점을 자존감 또는 회복 탄력성이라 한다. 이 한계점을 더 높이면 스트레스를 더 잘 이겨낼 수 있는데 이 한계점을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자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칭찬을 듣는 것, 성취감을 느끼는 것, 행복해 지는 것, 내 값어치를 높이는 것 등이다. 이 중 칭찬은 서로 쉽게 할 수 있고 받을 수도 있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우리들은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찬반으로 나뉜 상태로 서로 반목과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북한을 비롯한 외부 환경도 국내외 기업의 환경도 좋지 않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3톤 정도의 무게를 가진 범고래를 훈련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범고래가 쇼를 멋지게 해냈을 때는 즉각 칭찬하고 실수를 했을 때는 질책하는 대신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며 계속 격려하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칭찬을 들으면서 인정받는 것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된 것이며, 이를 통해 일에 대한 의욕이 생기고 삶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다.

이런 칭찬이 우리 사회를 안정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민족을 `흥`의 민족이라 한다. 신이 나면 해내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IMF의 혹독함과 외환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내오지 않았던가.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다면 칭찬은 아마도 사회적 혼란과 불안정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제안해본다. `국민 여러분 제발 칭찬 좀 하고 삽시다.` 내일부터는 국민을 대표하는 모든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 칭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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