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중학생들이 1년 넘게 또래 친구를 폭행하고 촬영한 동영상을 유포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혐의로 중학생 A군 등 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학생 B군 부모가 "아들이 동급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최근 신고했다.

B군 부모는 아들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공터 등에 불려가 수차례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B군은 지난 7월 가해 학생들에게 맞아 갈비뼈와 손가락 마디가 부러져 한 달 가까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또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을 폭행하며 동영상을 촬영하고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에는 가해 학생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피해 학생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목을 조르거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피해 학생에게 다가가 웃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이는 등의 장면이 찍혔다.

B군의 가족은 "집단 폭행이 1년 이상 이어졌다"며 "전화를 안받는다 등의 아무런 이유없이 폭행을 당한 B군은 불안 등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들은 형사처벌 대상으로 혐의가 입증되면 기소할 수 있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지난 9월 사건을 접수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에 대해 선도 및 보호조치를 내린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조만간 지역 초·중·고등학교 교감 참석하는 긴급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원·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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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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