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는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지방 의회 행사가 있다.

13세기부터 시작된 `란트슈게마인데`이다.

1년에 단 한번 마을 광장이나 시청 앞에 모든 주민이 모여 지역의 주요 사안에 대해 토론하고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중세 이전에 시작된 전통이지만 인구가 수천 명밖에 안 되는 스위스 중부·동부의 아주 작은 마을 일부에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가끔은 연방 정부에서 내려온 현안에 대해서 주민 수천 명이 투표를 한다.

진행 방식은 오래된 뿔 나팔을 불어 투표권자들이 찬성 고리나 반대 고리에 걸어가게 할 수 도 있고 거수투표를 하기도 한다.

손을 든 사람 수를 세는 책임은 보통 나이 많은 마을 어른에게 주어지며 만약 책임자가 숫자를 잘못 셌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주민들이 정당한 권리로 정확한 숫자 세기를 다시 요청할 수 도 있다.

스위스 사람들은 자신들의 오랜 전통이 남아있는 `란트슈게마인데`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자신이 원한다면 지역의 주요 사안에 대해서 직접 말할 수 있는 기회, 새로운 사업을 제안할 수도 있는 기회, 그들이 하는 모든 이야기는 바로 정치가 된다.

당진시에서도 얼마 전 1000여명의 청년이 모여 당진청년민회 즉 스위스의 `란트슈게마인데`를 재현했다.

당진 청년민회는 실효적인 체감형 청년정책 추진을 위해 시가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해 청년들의 의견이 바로 정책으로 추진되는 젊고 혁신적인 참여 플랫폼이다.

이중 청년참여예산제는 주민참여예산제와 정책펀딩을 접목해 청년들이 개인별로 지급받은 가상화폐 200만 원을 활용해 희망하는 사업에 정책 펀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집계결과 당진지역 청년들이 가장 바라는 사업은 2억8900여 만 원의 펀딩을 받은 설자리 분야의 청년타운 운영이었다.

청년들만을 위한 공간을 청년들이 가장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시는 정책펀딩 결과를 토대로 내년도 청년정책 사업 관련 예산을 편성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당진형 `란트슈게마인드` 청년민회에 참여한 청년 1000여 명의 의사결정은 `쇼`가 아닌 `정치`가 돼 가고 있다.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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