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짓는 정부세종청사에 대통령 세종 집무실(제2청와대)이 들어서는가 했더니 최종 설계안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가 올 초 대통령 광화문 시대를 접을 때만 해도 세종집무실 설치가 대안으로 급부상 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결국 새 청사 설계에 이를 반영하지 않아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다.

문재인 대통령조차도 세종청사 국무회의에서 부처 장관이나 공무원들이 세종에 상주하는 시간이 적어 행정 효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면서 집무실 설치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어 기대감이 컸었다. 여기에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 역시 새로 건립되는 세종 신청사에는 대통령의 세종 집무실이 들어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세종시도 업무 비효율 해소와 균형발전 차원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에 둬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민주당 충청권 4개 시·도당도 세종 집무실 설치를 위한 공동청원서를 채택하는 등 공동보조를 맞춰 추진해 온 점은 희망으로 다가왔다.

정치권과 지역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설계안에 세종집무실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광화문 집무실을 포기하면서 세종 집무 공간 기획 TF까지 꾸린 것만 보더라도 세종 집무실 설치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런 만큼 대통령 집무실 세종 설치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였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새 청사 설계안은 반쪽 짜리란 소리를 들을 만도 하다.

정부에서는 청와대가 방침을 정하지 않아 이번 설계에서 제외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렇다면 청와대는 이 시점에서 대통령의 세종 집무 공간을 9개월 동안 검토한 상황을 공개해야 한다. 모호한 태도로 불필요한 혼란을 줄 게 아니라 가타부타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세종이 행정수도 완성으로 가는 데는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부터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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