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소통 계기' 질문엔 "부인하지 않겠다"

청와대는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 발언의 의도를 분석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단은 (북한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향후 계획이 어떤지 명확히 분석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부에서 공식적으로 입장 냈고 청와대에서 다른 입장을 더 추가로 낼 부분은 없다"며 "(김 위원장이 남측과 협력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협의해 나갈 부분들은 협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 대화의 긍정 조짐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겠다는 말을 `예스`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의 지시가 평화와 경제협력의 선순환을 언급하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 연설 하루 만에 나왔다`는 지적에는 "시정 연설에 대한 호응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지난 5일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미간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에 대해 "다양한 추측과 다양한 예측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발신되고 있는 메시지와 북한에서 발신되고 있는 메시지를 굉장히 무게감 있게, 또 의미있게 분석·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암울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처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계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협상의 의지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금강산 현지지도에 나서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와 금강산 일대 관광지구의 단계별 개발을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땅에 건설하는 건축물은 마땅히 민족성이 짙은 우리 식의 건축이어야 하며 우리의 정서와 미감에 맞게 창조돼야 한다"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