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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입시는 공정해야 한다

2019-10-22기사 편집 2019-10-22 08: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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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
요즘 부쩍 많이 듣는 말이 "입시가 공정하냐"는 것이다. 공정하다고 대답은 하지만 교직생활 30년을 훌쩍 넘긴 필자조차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대학입시제도가 마련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요구가 지속적으로 더해지면서 너무나 복잡해 졌고, 부모가 인맥과 정보력으로 복잡한 틈을 헤집고 들어가 자녀의 스펙을 만들어 주면 유명대학 진학도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공정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 불공정한 현행 대입제도를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학교현장이 불안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도 있다.

공부를 하는 이유에 정답은 없겠지만 각자가 가진 꿈을 이루기 위한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3 학생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전 단계로 대학입학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교장으로서 늘 세속적 출세보다 올바른 인성과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지금도 밤늦게까지 교실에 남아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최근 불거진 조국 법무부장관 자녀의 대학입시에 대한 불공정 시비는 제도를 믿고 준비해온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열심히 하지 않아도 제도를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순수하고 풋풋한 19살 나이의 우리 아이들은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사회나 어른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건 아닐까. 사회는 공정하고 그렇기 때문에 정직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기회는 열려있다고 격려해온 선생님들도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가 되었다.

모든 선생님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이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진력한다. 하지만 평범한 가정의 자녀와는 달리 재력과 인맥과 정보력을 갖춘 가정의 자녀가 제도의 맹점을 노려 이익을 차지하게 된다면 교원의 가르침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진실도 조만간 밝혀지리라 본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우리 사회의 공정함을 가르쳐온 교육자로서 더 이상 학생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러울 따름이다.

수능시험을 한 달여 남겨놓은 고3 교실은 더욱 예민해지고 긴장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우리 모두의 과제는 마지막 남은 한 방울 힘까지 짜내듯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의 노력이 부모의 불공정한 행위로 좌절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일부 부모의 사리사욕이 대다수 평범한 우리 아이들의 불이익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정부당국이나 교육감이 나서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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