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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소변 이야기

2019-10-22기사 편집 2019-10-22 08: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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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대경 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건강하게 일상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풀어서 설명하면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이 순조롭게 공급되고, 생체 대사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고, 기능 회복을 위한 적절한 휴식이 취해지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이 중 필자의 전공 분야인 '잘 싸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흔히 일반적으로 '잘 싼다'고 할 때 그 대상에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대변과 소변이다. 흔히 대소변으로 한데 묶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먼저 인체에서 배출되는 곳이 다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대변은 항문을 통해, 소변은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성상도 다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소변은 액상이며, 대변은 고형물의 형태로 배출된다. 물론 병적인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차이점은 대변과 소변이 생성되는 과정에 있다.

우선 대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보자. 인체의 소화관은 구강에서 시작해 식도, 위장, 십이지장, 소장, 대장, 직장으로 이어지며 항문에서 종료된다.

구강으로 들어온 음식물 중 영양소를 비롯한 여러 유용한 성분들이 소화기관을 거치며 흡수되고 나서 남은 찌꺼기가 바로 대변이라고 할 수 있다.

참깨에서 참기름을 짜내면 깻묵이 남는데, 이 깻묵이 대변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소변의 생성과정을 살펴보자. 신체 기관의 세포들은 대사과정을 거쳐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특정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 대사과정에서 불필요한 대사산물이 발생되는데, 이 노폐물이 혈액을 통해 신장으로 운반돼 걸러진 것이 바로 소변이다. 소변은 노폐물 배출뿐 아니라 체내의 수분 조절을 비롯해, 혈액에 과다하게 포함된 각종 물질들을 적절한 농도로 유지시키는 기능도 수행 한다. 필자는 진료하면서 소변색 이상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정상적인 소변은 투명한 옅은 황갈색이다.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거나 귤, 오렌지 등 비타민 C가 포함된 음식을 많이 섭취한 경우 소변이 밝은 노란색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정상 소견이다. 건강상 문제는 전혀 없으며, 해당 음식 섭취를 줄이면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

배뇨 직후의 소변은 투명하지만 점차 흐려지는데 이것은 소변 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탄산염이나 인산염에 의한 변화로 이상 소견이 아니다. 인산염 함량이 많은 경우 더 탁하게 보이고 때로는 거품이 보이기도 한다.

거품뇨는 소변 내 단백질이 배출될 때나 세균 감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소변에 거품이 보이는 경우 소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진한 갈색 소변은 수분 섭취 감소나 탈수에 의한 소변의 과다 농축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간 기능 이상에 기인한 빌리루빈 또는 유로빌리루빈 과다 배출에 의한 현상일 수도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소견은 붉은색 소변이 나오는 경우이다. 항결핵제로 많이 쓰이는 리팜핀이나 피린 계열의 약제 복용 시에는 맑은 붉은 색의 소변이 나올 수 있다. 약제를 끊으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소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진성 혈뇨인 경우 신장 기능 이상이나 요로 계통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에 의한 혈뇨인 경우 하복부 통증이나 배뇨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무증상 육안 혈뇨는 신장이나 방광의 악성 종양을 암시하는 소견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렇듯 소변은 적절하게 체액을 조절하고 여러 체내 물질들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준다. 인체 균형 즉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몸의 여러 가지 이상을 쉽게 체크할 수 있는 건강 상태 지표 중 하나다.

이전에 없던 배뇨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소변 성상에 변화가 있다면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김대경 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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