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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바이오인재 육성과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

2019-10-22기사 편집 2019-10-22 0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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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바야흐로 융합이 대세다.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제간 연구, 산업간 융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바이오산업도 타 기술과의 융합 없이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바이오산업은 융합 기술과 우수 인재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페이스북·구글·IBM 등 세계 최대 IT 기업들이 생명공학 분야까지 진출하여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듯이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동인 중 하나가 융합이다. 융합의 개념은 '메디치 효과'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메디치 효과는 다양한 생각과 상이한 분야가 만나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현상을 말한다. 이 용어는 15세기 중후반 이탈리아 중부의 피렌체를 기반으로 번성했던 메디치 가문에서 유래됐다. 당시 금융업을 통해 유럽 최고의 부(富)를 축적했던 메디치 가문은 예술가·건축가·철학자·과학자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인재를 적극 후원하고, 이들에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줌으로써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렇듯 바이오산업에서도 메디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와 개방형 협력을 활성화하고,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바이오신약 연구개발 방식이 과거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제작된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시도되고 있으며,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접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약물 분석에 활용한다. 특히 신약개발 전문가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전문가가 연결돼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이 구축되면, 평균 15년이 걸리는 바이오신약 개발 기간을 7년으로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바이오 융합기술의 영향으로 단순 진단·처방·치료를 맡는 의사와 약사는 점차 사라질 위기인 반면 빅데이터 의사·원격의료 엔지니어·유전자 상담사·생체정보 분석가 등 새로운 직종의 융합전문가는 늘어날 것이다. 미래 바이오 분야의 융합형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이오 인재를 제대로 육성할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바이오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장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헬스 분야의 인력증가율은 5.8%로 12대 산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력부족률도 3.5%로 소프트웨어 분야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는 등 기형적인 인력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양질의 바이오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바이오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근 충북 오송에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기관 설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서는 바이오 전문 교육기관 설치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한국 내에서 다양한 분야의 우수 두뇌들은 흩어져 있을 뿐 연결돼 있지 않으므로, 교류와 소통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될 공간이 필요하다. 바이오 전문 교육기관에 이러한 개방형 공간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바이오 인재 양성에 다소 소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우리에겐 많은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의 큰 강점은 우수 두뇌가 병원에 모여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헬스 산업계에 종사하는 석·박사 학위 소지자도 26%에 달한다. 전체 산업 평균의 3배 수준이다. 여기에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정보통신기술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보유한 점도 경쟁력이다.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기술의 융합을 통해 바이오헬스 경쟁력을 제대로 확보해 나간다면, 미래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은 출발선상에서 겨뤄볼 수 있다. 메디치 효과를 활용한 바이오 융합인재 양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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