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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동집하시설의 오류

2019-10-22기사 편집 2019-10-22 08: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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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성준 기자
내포신도시의 가장 골칫거리를 꼽으라면 단연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매년 수십억 원의 운영비가 들어가지만 쓰레기수거량은 당초 계획의 10%에 그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동집하시설은 완공 만 2년 3개월이 지난 지금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충남개발공사는 시설물을 홍성군과 예산군에 인계하려는데 해당 지자체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내포신도시의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투입구에 버리면 지하 배관을 통해 중앙집하장까지 이송되는 시스템이다. 이 시설은 지난 2014년 1월 1차 준공 이후 시험운영 전까지 이용이 불가능했음에 불구, 연간 7억여 원의 운영비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7년 6월 시험운영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자동집하시설은 일반쓰레기만 수거할 뿐 음식물 쓰레기는 여전히 수거하지 않고 있고, 쓰레기 수거량도 당초 계획보다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거액을 들여 설치한 자동집하시설이 제구실을 못하다 보니 한마디로 '돈 먹는 하마'가 됐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폐쇄할 수도 없는 골칫덩어리가 됐다.

자동집하시설 개발 주체들은 공사 1단계 완료 시점에 운영상의 문제점을 인지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 공사를 진행했다.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2014년 '내포신도시 기반시설 유지관리 합리화 방안 수립' 보고서를 통해 자동집하시설의 높은 운영비를 문제점으로 지적했지만 결과적으로 묵살됐다. 설상가상으로 신도시 완공을 1년 앞둔 현재 내포의 인구는 목표치 10만 명에 턱없이 부족한 2만 5000여 명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동집하시설 운영 시 발생하는 비용 손실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내포신도시의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전형적인 '매몰비용의 오류' 속에서 탄생했다. 매몰비용은 이미 지불해 다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하며, 이러한 비용이 아까워 행하는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매몰비용의 오류라 한다.

자동집하시설 운영비용은 매년 수십억 원씩 발생하고 관로 보수 비용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될 지 가늠조차 어렵다. 이제는 이런 매몰비용의 오류에서 벗어나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좀 더 건설적인 사업들을 고민하면 어떨까.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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