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외국의 평가기관은 물론이고 국내 연구기관, 정부도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 9개 해외투자은행(IB)이 어제 집계한 올해 9월 기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로 낮아졌다. 이전 전망치는 5월 2.3%였다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8월 2.0%까지 내려갔다. 외국기관이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건 9개 해외투자은행이 처음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전망치를 각각 2.0%와 2.1%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한국의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은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외국기관뿐만 아니라 정부도 성장률 전망이 어둡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은 IMF나 OECD가 예측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치 2.0-2.1%를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전망치를 2.4-2.5%로 하향했음에도 3개월 만에 다시 0.4%나 낮춘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전망치는 기대가 반영된다고 볼 때 2%는 사실상 1%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이는 올 성장률이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본식 장기불황인 저성장, 저물가 시대가 도래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0%로 낮추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리는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알다시피 우리의 수출은 10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이라고 해도 유독 한국의 하락세가 큰 만큼 경제정책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무조건 대외여건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