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민심이 요동치는 징후가 엿보인다. 최근 잇달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방증한다. 우선 지난 1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야 충청권 지지율 결과에 눈길이 간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36%, 한국당 31%를 기록했고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나란히 7%씩을 찍었다. 무엇보다 여당과 제1 야당의 지지율 격차가 표본오차(±3.1%포인트) 범위에 진입한 사실이 이채롭다. 이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10% 대 이상의 차이가 났을 때와 비교하면 여야 여론 지형에 변화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민주당 약보합세-한국당 추격세` 구도로 나타난 반면, 하루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충청권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당(43%)이 민주당(31.9%)을 따돌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두 여론조사 결과만을 놓고 보면 민주당과 한국당이 호각세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서로 한번 씩 승패를 주고 받은 것으로 치면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야 공히 일련의 충청권 여론 추이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지지율 수치 상으론 경합 양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생각이 짧은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정치권에 대한 충청권 여론이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는 것은 지역민들 눈에 양당이 오십보백보로 비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상대적 측면에서 민주당의 `실점`이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초래했다 해도 틀리지 않는다. 민주당 지지율이 빠지게 되면 선택지는 무당층에 머물거나 아니면 한국당 등으로 이동해야 하고, 그렇게 볼 때 한국당은 반사이익을 봤고 민주당은 쫓기는 신세가 된 셈이다.

어느 시기의 지지율을 놓고 일희일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여야 충청권 지지율 변동이 주는 메시지마저 외면하면 추후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런 낭패에 이르지 않으려면 지역민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 주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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