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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국가 경제를 흔든다

2019-10-17기사 편집 2019-10-17 08: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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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민규 충남대 교수
지난 달 16일 경기도 파주의 한 축산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 판정을 받은 후 지금까지 14개소의 농가에서 같은 병에 걸린 돼지가 발견됐다.

일반인들은 처음 듣는 질병이라서 매우 생소하겠지만 이미 유럽, 중국, 북한 등 인접지역에서 발생하여 몇 차례 우리나라에 경고 메시지가 있었던 질병이다. 이로 인하여 국가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양돈업계는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고, 질병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병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사람이나 다른 동물 종은 걸리지 않는 오직 '돼지과(Suidae)'에 한정된 병으로, 고병원성 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는 무조건(치사율 100%) 죽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현재까지 이를 완벽하게 치료하는 백신은 없다. ASF의 더 무서운 점은 놀랄 만큼 빠른 전염성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첫 돼지열병이 발견된 뒤 4개월 후인 12월에는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심지어 중국은 아직도 그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중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이 병으로 죽거나 도살된 돼지 수는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1년 동안 약 1억 3000만 마리로 추정됐다.

우리나라도 지난 한 달간 살처분 결정이 내려진 돼지는 15만 두 이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돼지 생산량을 포함하여 양돈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료, 식육(食肉) 그리고 가공식품 등 다른 산업들과의 연계를 고려한 '돼지'의 경제규모를 약 30조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림부의 2018년도 통계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연간 1인당 육류소비량은 49.6㎏에 달한다. 우유와 계란 소비량을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축산물을 소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돼지고기는 인구 1인당 24.5㎏이나 소비하는 가장 선호하는 육류에 속한다. ASF가 발생하여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어들 경우 외식업체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 값이 폭등한 전례가 있어 돼지고기 값의 상승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여기에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10년도 발생한 구제역으로 정부는 2조 원이 넘는 비용을 방역과 보상비용으로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비싼 외식비용을 감수해야만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2017년 가축질병과 관련된 피해액은 전체 사회재난 피해액 대비 76% 수준으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했다. 이처럼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은 국가경제에 심각형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양축농가의 피해와 관련 산업까지 합치면 수십조 원의 경제규모가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그간 정부차원에서 수차례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관련 R&D를 확대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역과 AI 등 국가재난형 가축질병의 발생은 줄어들지 않아 과학기술적 대응역량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까지 가축질병 대응은 발병 후 대응하는 수비전략으로 수행돼왔다. 경제적 피해 경감, 지속적 축산업 등을 위해 예방적 차원의 대응 전략 수립과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기후변화와 같은 생태계 변화와 바이러스의 변이 등 예상하지 못했던 질병의 발생에 대비해 국내·외 정보수집 및 분석, 평가를 통한 질병발생·확산 사전 예측모형 개발과 다가올 위기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 가축질병 제어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국민행동요령을 준수하여야 한다. 동남아시아, 유럽, 중국 등 ASF발생지역의 축산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해외에서 햄, 소세지, 육포 등의 돼지고기 가공품이나 원료를 국내에 반입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야생멧돼지의 폐사체를 발견하면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하여야 한다. 정부,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을 막아내야만 우리경제도 안정되고 안심먹거리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김민규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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