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1.5%였던 기준금리를 1.25%로 내렸다. 지난 2017년 10월 이후 2년 만에 다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돌아갔다. 금리가 내리면 이자부담은 줄어들겠지만 경제가 그만큼 안 좋다는 반증이라는 점에서 걱정이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투자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도 약화되면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이 10개월째 감소를 보이고 있고, 올 들어 0%대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엔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저물가가 금리인하의 결정적 요인인 셈이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국제통화기금은 올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3.2%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한국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대폭 낮췄다. 글로벌 경기가 안 좋은 탓이지만 유난히 한국의 추락이 가파르다. 그만큼 경제의 둔화 속도가 빠르다고 봐야 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0%로 낮추고 국가채무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한은도 올 우리 경제가 2%대 성장률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음 달 회의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우려되는 것은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정부의 낙관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데도` 좋아 진다`거나 `나아질 것`이란 말을 입에 달고 있다. 경제도 심리에 영향을 받을 수가 있다고 볼 때 비관은 가능한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고 근거 없는 낙관은 대응책을 마련할 기회조차 빼앗을 수가 있다. 경기침체를 솔직히 인정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서도 우리 경제를 우려하고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정책 당국자의 자세가 아니다. 경기 침체 대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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