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쓰레기통 요정 외

△쓰레기통 요정(안녕달 지음)= 어느 날 아침, 뒷골목 쓰레기통에서 쓰레기통 요정이 태어났다. 머리에는 커다란 장난감 보석 반지를 쓰고, 몸통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이다. 파리가 윙윙 날아다니는 군내 나는 잡동사니 속에서 쓰레기통 요정은 사람들을 향해 씩씩하고 명랑하게 "소원을 들어 드려요!" 라고 외친다. `쓰레기통 요정`은 안녕달 작가가 실제 버려진 종이들을 오리고 붙이고 그려 만든 첫 콜라주 그림책이다. 영수증, 서류 봉투, 과자 상자, 공책, 약봉지, 두루마리 휴지가 모여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손때 묻은 낡은 인형이 아이의 웃음을 찾아주고, 장난감 보석 반지가 할아버지의 소중한 선물이 된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것들로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행복을 그려냈다. 책읽는곰·56쪽·1만 4800원

△친절: 세상을 바꾸는 힘(나태주 지음·이도경 그림)= 비룡소의 그림동화 38권. `친절`을 주제로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38명이 함께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책은 `친절`을 주제로 어린이책 편집자이자 작가인 앨리슨 그린이 글을 쓰고, 악셀 셰플러를 비롯한 37명의 그림책 작가들이 공동 참여한 그림책이다. 전 세계 유명 그림책 상들을 수상한 38인의 작가들이 한 장면씩 그렸다.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38명 각각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그림들과, 친절에 관한 간결한 글귀가 따뜻하게 어우러져 우리 안의 다정한 힘을 일깨우는 그림책이다. 또한 판매 수익금 일부가 난민 보호 단체인 `쓰리 피스 (Three Peas)`에 후원되는 착한 그림책으로 난민 가족과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비룡소·48쪽·1만4000원

△도토리시간(이진희 지음)=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드는 날은 아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있을 것이다. `도토리시간`은 그런 날에 마음만이 아니라 몸까지 작아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몸이 작아지자, `여행을 떠날 시간`이라고 말하는 주인공은 거친 계곡으로 변한 빵들과, 희미한 숲속이 된 책의 더미를 지나간다. 그리고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아 소란스러운 음악의 들판을 가로지르고, 지난 시간에 대한 기억을 뒤로한 채 함께 어울렸던 고양이를 넘어 목적지에 다다랐다. 주인공의 부름에 액자 속 다람쥐는 도토리시간으로 이끄는 그의 꼬리를 액자 밖으로 길게 내어 준다.글로연·48쪽·1만 7000원

△가장 나다운 거짓말(배수연 지음)=배수연 시인의 첫 번째 청소년시집으로, 거울 앞에 홀로 선 청소년의 마음을 보여 준다. 시집에 수록된 59편의 시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위장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그럼에도 자꾸만 거울 앞에 서서 기어이 자기 안에 숨은 괴물을 발견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화자들은 무서워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연습하지만 거울에 비친 `나만 아는 나`는 솔직하고, 그래서 두렵고 무섭다. 제목 `가장 나다운 거짓말`은 이러한 마음을 대표하는 시 `거짓말`의 한 구절이기도 하다. 한편, 시인의 오랜 친구인 임승훈 소설가가 쓴 발문은 시집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창비교육·124쪽·8500원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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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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