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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피의사실 공표,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19-10-16기사 편집 2019-10-16 08: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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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취재 1부 김정원 기자
요즘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는 기자들 사이에서 화두다. 예를 들면 경찰에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묻기만 하면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답변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교통사고 등 사건 발생 보도를 위한 질문에도 반사적으로 입을 닫아버린다. 언론의 취재 활동은 어려운 현실이다.

피의사실 공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쟁점화됐다.

형법 제126조에 규정된 피의사실 공표죄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 전에 공표한 경우 성립하는 죄를 말한다.

최근 대전 경찰에서는 브리핑을 진행하려다 몇 차례 취소한 바 있다. 본청에서 피의사실 공표 문제로 브리핑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지시가 내려와 취소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피의사실 공표는 사문화된 법으로 경찰은 피의자를 어떠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며 브리핑을 수없이 해왔다. 그러나 이제 기소 전 피의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법에 어긋난다는 얘기다.

한 경찰은 "경찰에서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오히려 편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개정 단계이다 보니 현장에서 혼돈이 오고 있다. 법률 개정 시 피의사실 공표의 정확한 가이드 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찰은 "그동안 관습적으로 피의사실을 공개했다. 피의사실 공표의 부작용도 있지만 피의자를 망신주기 위한 것이 아닌 국민의 알 권리, 공익을 위해 공개해온 것이다"고 말했다.

피의사실 공표죄와 관련해 근본적인 취지를 다시 생각해보고 누구를 위한 것인 지 묻고 싶다. 보이스피싱 또는 광역에 걸친 절도 등 강력범죄에 대해 예방이 필요한 사안, 신속한 범인 검거 등 증거 확보를 위해 협조가 필요한 경우 또는 고위층 비리 등에 대해선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피의사실 공표는 피의자 인권 등 기본권과 국민의 알 권리가 상충하는 만큼 수사 내용 공개의 허용 범위 등에 대한 정확한, 명확한 기준을 기대해본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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