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인 설리의 사망은 온라인상에 만연한 악성 댓글(악플)의 심각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설리는 악플과 악성 루머에 시달려 한동안 연예게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악플에 정면으로 맞서며 극복하려고 애를 썼다고 한다. 동료연예인들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악성 댓글이 설리를 죽음으로 내몬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설리의 사망을 계기로 온라인 세계도 충격과 함께 악플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악플에 대한 법을 강화하자`거나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올라오고 있다.

악성 댓글과 이로 인한 폐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사이버상에서도 상호존중과 에티켓이 필요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생각이 다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악성 댓글로 무차별 공격을 한다. 이곳저곳 온라인에 퍼 나르기도 한다. 얼굴을 마주 하고 있다면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악플을 퇴치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도 기관·단체 등에서 선플 캠페인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런데도 온라인상 악성 댓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생활에서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의 활용비중이 그만큼 커진 탓이기도 할 것이다.

온라인상에 댓글을 올리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댓글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견개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좋은 글, 긍정적인 글만 강요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악의적이고 허위, 조작, 비방의 글까지 두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악플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악플에 대한 규제보다는 자정 분위기로 가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악플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자율정화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댓글 실명제와 악플 처벌 강화를 적극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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