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박테리아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수학을 이용해 원위의 점들의 상호작용으로 단순화한 모식도. 그림=KAIST 제공
[그림] 박테리아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수학을 이용해 원위의 점들의 상호작용으로 단순화한 모식도. 그림=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와 라이스 대학 매튜 베넷·휴스턴 대학 크레시미르 조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합성생물학과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규명했다.

세포들은 신호 전달 분자를 이용해 의사소통한다. 이 신호는 보통 아주 짧은 거리만 도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세포들은 넓은 공간에서도 상호작용하며 동기화를 이뤄낸다.

연구팀은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만든 전사 회로를 박테리아에 구축, 주기적으로 신호 전달 분자를 방출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엔 제각기 다른 시간에 신호 전달 분자를 방출하던 박테리아들은 의사소통을 통해 같은 시간에 주기적으로 분자를 방출하는 동기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넓은 공간에서는 박테리아 간 동기화가 각 박테리아의 신호 전달 분자 전사 회로에 전사적 양성 피드백 룹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양성 피드백 룹은 단백질이 스스로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전달받은 신호를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역할을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편미분방정식을 활용, 세포 내 신호 전달 분자의 생성과 세포 간 의사소통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양성 피드백 룹이 있으면 두 점의 위치 차이가 커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차이가 줄어들어 결국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세포들이 자신의 목소리는 낮추고 상대방의 목소리에는 더 귀 기울일 때만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수학을 이용한 복잡한 시스템의 단순화 없이는 찾지 못했을 것이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수학의 힘이다"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10월 14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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