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의 기업 매각이 또다시 화두로 떠오르면서 실현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최근 공식적으로 대전시티즌 운영 방향성으로 기업 유치 및 투자를 제시했다.

허 시장은 "대전시티즌에 해마다 80억 원이나 되는 세금을 투입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연고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비전으로 구단을 이끌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은 연간 100억 원의 예산 가운데 70%에 이르는 60억-70억 원을 시비로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2015년 2부리그로 강등되고 올 시즌도 현재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무는 등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는 데다 신인 선수 선발에서 점수 조작 의혹이 이는 등 내외적 문제가 지속 불거지면서 혈세 낭비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의 기업 매각은 2000년 초중반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다.

K리그 우승에 올랐던 2002년 대전의 안정적 운영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매각 여론이 형성됐다. 2005년엔 웅진 등 2개 기업과 실질적으로 매각을 타진했지만 현실화되진 못했다. 이듬해 시민주 공모 때도 기업 유치가 검토 사안으로 올라왔지만 실제 유치나 매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대전 매각 논의는 민선 6기에도 이어졌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기업 유치 혹은 매각의 경우 시는 시민 구단 형태 유지하면서 관리운영을 기업에 이관하면서 관중 수 증가, 수익 증대의 세 가지를 염두에 둬야하는데 지역 기업이 아닐 경우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K리그의 경우 재정난에 시달리던 전북 버팔로를 현대가 인수하면서 명문 리그로 거듭났다.

대전에 기업을 유치하거나 매각이 이뤄지기 위해선 사실상 대전월드컵경기장 시설 관리운영권 이관 여부가 핵심이라는 게 지역 체육계의 중론이다. 한화이글스처럼 시가 기업에 구장 관리권을 줄 수 있는 지 여부에 따라 기업 유치가 요원하거나 용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월드컵경기장은 대전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있으며 차량등록사업소 등 무상임대 5곳, 유상임대·사용 14곳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용규 대전시티즌 사장은 "대전이 전문적이고 연속성있는 구단 운영이 가능하기 위해선 기업 매각 방향이 맞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기업 유치 논의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장기적 비전을 갖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아직은 기업과 접촉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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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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