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여주대 석좌교수
박성규 여주대 석좌교수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극심한 상태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은 마치 사상전의 양상을 띠는 모습이다. 가까운 사람간에도 갈라져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절대 변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국방과 관련된 원칙들이다.

우선은 국방의 위상이다. 국방은 경제와 함께 한 국가의 부국강병을 떠받드는 기둥으로 현존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외부의 위협(적)으로부터 국토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설사 현존하는 적이 사라졌다할지라도 잠재적인 적에 대비해야한다. 혹자는 남북관계발전을 논하면서 국방을 흔들기도 하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되고 내일에는 다시 적이 되는 냉엄한 국제현실은 국방의 위상이 어떠해야하는가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두 번째는 국방의 힘으로써 국민적 의지다. 국방의 중요한 임무는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며, 억제 실패시에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억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힘과 도발시 반드시 보복·응징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이중에서도 강조되는 것이 국민적 의지다. 왜냐면 아무리 큰 힘을 갖고 있을지라도 국민의 단호한 의지가 없으면 군사력도 망설이게되고 힘으로써 작용할 수 없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기 떄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방은 국민과 함께하는것`이라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국방의 본질이다. 국방은 국가존망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기에 한치의 착오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국가안보 위험요인을 예방할때는 확률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라도 대비하는 것을 본질로 해야한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조치는 `덤`이나 `지나침`이 아니고, 당연한 본연의 과업으로 국방은 항상 본질적 측면에서 "무엇이 최악의 상황인가?"를 뒤돌아보고 대비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네 번째는 `다움`의 논리가 흔들리거나 변해서는 안된다. 다움의 논리란 `군인다운 군인`과 `군대다운 군대`를 말하는 것이다. 군인다운 군인이란 임무(책임)완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실력을 구비한 군인이다. 국민들은 군인이 군인답지 않음을 질책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군 간부 사이에서는 "군인이 아니라 유치원 교사가 된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18 국방백서)는 `제복 입은 민주시민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군대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학교기관으로 나선 것이다. 과연 이것이 적절한 목표인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군대다운 군대란 전투준비가 되어있고 전투 준비위주로 교육훈련을 실시하며 전투 준비와 교육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부대 관리가 되어 있는 군대를 말하는 것이다.

먼저 전투준비란 어떤 상황이든 지금 당장 싸워 이길수 있는 준비를 말하는 것으로 유형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인 측면의 `태세`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병사들의 평일 외출제도를 걱정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교육훈련은 싸워 이길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고 유지시켜주는 것으로,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해 전문성과 숙련성이 떨어지고 있기 떄문에 필요하다면 주 40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그 이상을 초과하여 교육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대 관리는 전투준비와 교육훈련을 제대로 하기 위한 제반 여건조성과 관련된 것으로 예로써 내일부터 훈련이 실시된다면 이유불문하고 밤을 새울지라도 훈련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부대관리다. 휴식을 부여하는 것도 사고예방이나 인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후 전투준비와 교육훈련을 잘 하기 위한 것이다. 사고 예방을 위한 부대관리는 있을 수도 없다. "전투력이 강한 부대가 교육 훈련도 잘하고 사고도 없다"라는 말은 진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백서에 의하면 `가고 싶고 보내고 싶은 군대`를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한 군대가 어떤 군대를 말하는 것인지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할 것이 아니라 군대다운 군대를 목표로 해야한다.

기존의 가치들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에서 존중되어야 할 가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박성규 여주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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