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시민광장·한밭수목원 화장실, 시민들 쓰레기 투기

지난 12일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공중화장실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사진=천재상 기자
지난 12일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공중화장실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사진=천재상 기자
"화장실이 쓰레기로 넘쳐나는 게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에요. 주말 밤에는 화장실을 사용하기조차 힘드네요."

13일 오전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의 한 공중화장실. 화장실안은 음료수병과 과자 봉지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넘쳐나는 쓰레기는 화장실 바닥도 모자라 변기 위 까지 점령했다.

일부에는 먹다 만 치킨 등 음식물 쓰레기까지 방치돼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주말마다 엑스포시민광장을 찾는다는 김모(14)군은 "쓰레기를 화장실에 그대로 두고가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인근 한밭수목원 공중화장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목원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온 한 시민은 "여자화장실은 쓰레기가 칸마다 숨어 있어서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가져온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표지판은 유명무실했다.

개정된 공중화장실법에 따라 휴지통이 사라져 쓰레기를 도로 가져가는 게 원칙이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엑스포시민광장과 한밭수목원의 경우 주말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발길이 잦은 만큼 쓰레기의 양도 상당하다.

두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두 곳의 화장실에서만 하루 평균 100ℓW짜리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10여 개씩 발생하고 있다.

넘쳐나는 쓰레기 속에 시설 담당자는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시로 쓰레기를 치우고, 이용객을 계도하고 있지만 그때뿐이라는 것이다.

한밭수목원 관계자는 "화장실 전담 인력이 수목원 화장실 내 쓰레기를 쉬지 않고 치우고 있지만 쓰레기가 너무 많아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치워도 다시 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니 쓰레기가 쌓인다"고 말했다.

엑스포시민광장 관계자 역시 "화장실 청소 직원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수시로 청소하고 있으나 직원이 퇴근한 주말 밤 등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밤 새 쌓인 쓰레기를 아침에 빨리 치우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가져온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천재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천재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