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교재·문제 활용 실전연습 집중

전국의 입시전문가들은 오는 11월 14일 치러지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정확히 한 달 앞두고 마무리 학습 전략을 내놨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복습`, `선택과 집중`, `실전연습`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언급하며 마무리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험생들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새로운 학습방법이나 내용보다는 기존에 풀어봤던 문제지나 모의평가를 통한 핵심개념·오답 정리를 우선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수능 영역별 환산점수를 계산해 보고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학습량이 부족했던 영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앞으로 한 달은 `매일이 수능날`이라는 생각으로 실전 수능 조건에 맞는 학습계획을 실천해야 한다.

◇핵심은 복습=수능을 코앞에 두고 새로운 문제집 풀며 마무리 학습을 하는 방법은 금물이다. 남은 기간은 이미 공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보완·반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정리하면서 불확실한 부분, 실수했던 부분을 체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모의평가나 문제집에서 출제된 문제 중 틀린 문제나 헷갈리는 문제는 기본개념부터 풀이방법까지 훑어보고 이해해야 한다.

마무리 단계라고 해서 문제풀이에만 매달리기보다는 핵심개념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를 정확히 읽고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전략적인 학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올해 6·9월 모평에 나온 EBS 연계 문제와 출제 경향을 분석이 요구된다. 물음 구조, 출제 의도 등을 파악하며 수능 문제 유형에 익숙해져야 한다.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빈출됐던 개념도 정리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실수를 했거나 틀린 빈도가 높았던 단원의 학습 내용을 교과서 및 기본 교재를 통해 기본 개념부터 이해하고 그래프, 그림, 도표에 관한 해석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실전수능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족하거나 자주 출제됐던 핵심개념을 정리했다면 이를 키워드화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백지에 기출 개념 및 유형 중심으로 배운 내용을 정리하거나, 오늘 푼 문제를 스스로에게 설명해보는 식의 복습도 이에 해당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는 내용을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하나의 공식을 단순 설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공식이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활용되는지 역시 머릿속에 그려내야 한다. 수능이란 결국 기본 개념을 다양한 유형에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들은 수능 당일 쉬는 시간마다 나만의 참고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오답정리 필수=일반적으로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는 수능에서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모평과 문제집을 통해 오답을 확인하고, `왜 틀렸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문제를 다시 풀어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내가 왜 틀렸는지를 꼭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실전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오답의 정답화`에만 치중한다. 자신이 틀렸던 문제나 유형을 모두 맞히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수준에 맞지 않은 학습을 하는 것이다. 한 영역에서 꾸준히 92점, 96점대의 성적을 받는 학생이라면 100점을 목표로 두고 모든 문제를 맞히는 연습을 하는 것이 맞다.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이라면 현 수준에서 2-3문제를 더 맞히겠다는 현실적 목표로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 즉 무리하게 모든 고난도 문제에 매달리기보단, 현실적으로 `보완 가능한` 유형의 문제를 공략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수가 잦은 유형이나 단원 위주로 오답노트를 만들어 복습하되, 고난도 문제 공략에 치우친 나머지 2-3점짜리 쉬운 문제를 소홀히 하는 실수에 주의하자.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아는 것은 완벽히 내 것으로 만드는 문제풀이 및 복습, 현실적으로 보완 가능한 유형의 오답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마무리 공부를 해야 수능 당일 엉뚱한 데에서 오답이 발생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대학·영역 선택과 집중=대학들은 대학별 성적을 산출할 때 수능 영역들을 동일한 비율로 활용하지 않는다. 또 절대평가 된 영어는 대학별로 그 실질 반영률의 차이가 크다. 수험생들은 이 `영역별 가중치`를 고려해 비중 높은 영역을 중점적으로 마무리학습을 이어가야 한다.

영어 절대평가 실시 이후 일반적으로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인문계는 국어·수학, 자연계는 수학·과학탐구에 비중을 두고 점수를 환산한다. 또 중위권 대학 중 특정 영역에 부여하는 가산점의 비율이 큰 대학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 대학이 수능을 어떤 방법으로 반영하는지 미리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똑같이 한 문제를 더 맞춰도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을 먼저 공략하는 학습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는 비슷한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대학이다. 이들 대학의 인문계 탐구영역 반영비율을 비교하면 한양대는 30%로 높은 편이지만, 서강대는 18.7%, 성균관대는 20%로 낮은 편이다. 반면 인문계 수학의 경우 서강대 46.9%, 성균관대는 40%이지만 한양대는 30%다. 따라서 서강대에 선호도가 있는 수험생이라면 탐구 영역보다는 수학 영역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한양대에 선호도가 있다면 수학만큼 탐구영역에도 시간을 투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매일 수능처럼=앞선 학습들과 함께 `실전 수능`을 위한 연습도 병행해야 한다. 주일에 한 번 이상 수능 당일 시간표에 맞춰 시험을 치르듯 모의고사를 푸는 훈련을 해야 한다. 당일 기상 시간부터 고사장 도착 시간·대기 시간·1교시 시간 등 모두 고려해 하루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수능 당일처럼 보내보자. 집이나 도서관처럼 몸이 익숙한 환경, 조용한 장소나 넓은 책상보다는 교실이나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공간, 좁은 책상을 활용해 고사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적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능은 120%를 준비해야 실전에서 비로소 100%가 나오는 시험이라 할 만큼 많은 변수를 지닌다. 따라서 연습은 실전보다 어렵게 해야 한다. 가장 좋은 연습은 시험 시간의 70-80%만을 활용, 그 안에 모든 문제를 풀어보는 방법이다. 시간이 부족해 당황할 수 있지만, 주어진 시간에 최대치의 집중력을 뽑아내는 훈련을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시간이 주는 압박에 적응할 수 있다. 또 시간을 적절히 배분해 나가며 문제를 푸는 방법 역시 익힐 수 있다. 아울러 영역별 난이도에 상관없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데에서 오는 당황과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수능 시험 자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 안에 문제풀이와 마킹을 모두 진행하는 연습 역시 해둬야 한다. 평소 문제를 푸는 과정이 가장 중요했던 반면 수능에서는 문제풀이 만큼 마킹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수능은 시험이 종료되면 모든 행동을 멈추고 즉각 답안을 제출해야 한다. 문제를 다 풀었더라도 시간 안에 마킹을 하지 못하면 `0점` 처리될 수 있음에 유의하자. 따라서 수능 시간표대로 기출문제를 풀 땐 항상 마킹을 병행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문제를 풀 때 OMR 카드 양식과 컴퓨터용 사인펜을 활용해 실전처럼 마킹 연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문제풀이와 마킹을 늘 함께 묶어 연습한다면, 실전에서 마킹 실수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시간 부족 현상 또한 막을 수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연습을 할 때에도 모르는 문제는 과감하게 넘기고, 쉬운 문제부터 푸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실전 연습을 통해 수능에서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 여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장감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번의 실전 훈련을 통해 수능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상위권 수험생은 실전 훈련을 통해 실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실수로 1문제를 틀렸을 때 지원 대학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실전훈련을 통해 실수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주재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재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