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데스크광장] 충남의 자존심 건드린 혁신도시와 서해선

2019-10-11기사 편집 2019-10-11 07:24:00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내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중앙정부에 수없이 건의했지만 허사

첨부사진1

충남도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일들이 많다. 대개 충남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정부의 이해와 협조, 지원이 필요한 사안들이다.

이 가운데 충남 혁신도시 지정과 서해선 직결 문제는 충분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사안인데도 진전이 없다. 중앙정부에 수없이 건의했지만 귓등으로 듣는지 별다른 반응이 없다. 그래서 신중하고 인내심 강한 충남도민들의 자존심을 더욱 상하게 하고 있다.

충남 혁신도시는 오랜 시간 한발 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안은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나 정부 모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하는 문제는 비단 충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충남도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실현을 위해 혁신도시 지정을 그동안 중앙정부에 수없이 건의했고, 여당의 당론 채택을 제안하기도 했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은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혁신도시가 없는 지자체는 수도권의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어려운 구조다. 충남은 도 단위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혁신도시가 없어 1차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에서도 소외됐다.

충남도는 도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선다는 이유로 혁신도시 지정에서 배제돼 지리적, 인적,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가 생기면서 인구 13만 7000명이 빠져나갔고, 지역내 총생산도 25조 2000억 원이나 감소했다. 그동안 혁신도시들이 가졌던 인재 채용 등 각종 혜택에서도 배제됐다. 그런데 정작 행정중심복합도시는 2012년 7월 1일자로 세종시로 분리돼 나갔다. 충남에 혁신도시를 유치할 수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가 이미 7년 전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는 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대해 요지부동이다. 오죽하면 충남도내 226개 시민·사회단체들이 혁신도시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을까.

또 하나 서해선복선전철의 신안산선 직결문제도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서해선복선전철은 충남 홍성에서 경기도 송산까지 90㎞ 구간에 총 3조 8280억 원을 투입해 신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해선 복선전철에는 기존의 새마을호에 비해 속도가 1.6배 빠른 시속 250㎞급 고속전철이 운행돼 서울까지 1시간대 이동이 가능하다. 지난 2015년 서해선 착공 당시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정부는 서해선이 2020년 완공되면 신안산선과 연계해 홍성에서 서울 영등포까지 53분, 여의도까지 57분이 소요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철도운행계획을 서해선과 신안산선을 직접 연결하는 것이 아닌 환승하는 것으로 바꿨다. 고속전철로 가다가 도시철도로 갈아타면 당연히 홍성에서 영등포까지 53분 내 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충남도는 환승을 하게 되면 홍성역-여의도간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서해선을 이용할 때나 기존의 장항선을 이용할 때나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는 정부가 충남 서북권 지역민들을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연계'라는 표현이 '환승'이었다고 우기고 있다.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면서도 이에 대한 변명이 너무나 구차하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도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의 충남 방문은 다른 광역단체 방문과는 달리 무척 힘들게 이뤄졌다. 충남도와 청와대간 이미 3-4차례 날짜를 잡았지만 연기된 적이 있다. 충남의 경제인들은 이 자리에서도 혁신도시 지정과 서해선 직결에 대해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도시 지정과 관련해 "기대해 봐도 좋지 않겠느냐"는 짧고 굵은 한마디를 남겼다. 대통령의 일성이 허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은현탁<충남취재본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은현탁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