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천재상 기자
취재2부 천재상 기자
암수범죄란 실제로 발생했지만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은 범죄를 뜻한다. 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기 어려운 마약범죄나 뇌물, 2차 가해가 우려되는 성범죄 등 신고율이 떨어지는 범죄에서 발생한다.

아동학대도 이와 비슷하다. 아동학대 대부분은 가정에서 일어난다. 가정 내부의 일이기 때문에 바깥에서 인지하기 어렵다. 이런 면에서 아동학대는 `암수범죄화` 되기 쉽다.

암수범죄를 줄이는 방법은 `사회의 관심`이다.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자 성범죄 신고율이 유의미하게 변화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숨어있는 아동학대를 찾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대전 시민들은 아동학대에 다소 무심한 듯 보인다. 이것은 아동학대 발견율로 짐작할 수 있다. 아동학대 발견율은 아동인구 1000만 명 당 아동학대 판단건수를 말한다. 대전시의 아동학대 발견율은 약 1.6%다. 전국 평균인 2.5% 수준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다. 아동 보호 정책이 잘 돼있는 미국과 호주 등은 8%를 훌쩍 넘는다. 발견율이 낮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숨어있는 아동학대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 아동학대 신고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평소 아이를 세심히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이 몸에 사고로 보기 어려운 상처나 멍이 있지는 않은지, 나이에 맞지 않는 성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아동의 옷이나 물건이 지나치게 비위생적이지 않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새겨둘 필요가 있다. 비단 `폭력`만 학대가 아니다. 아이의 신체·정서 발달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모든 것이 학대다. 특히 체벌에 관대한 시민 의식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최근 대전에는 훈육을 주장하며 불특정 신체를 다수 폭행한 사례가 접수된 바 있다.

한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아동학대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학대가 일상화 되기 때문"이라며 "특히 숨어 있는 아동학대를 뿌리 뽑기 위해선 더 많은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회의 관심이다.천재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천재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