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충남 아산 탕정 디스플레이 생산설비에 13조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시설에 10조 원, 연구개발에 3조 원을 2025년까지 투자한다. 삼성이 과감한 투자를 결행한 배경에는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산업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재편해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에서 비롯됐다. 지금도 디스플레이 산업은 우리나라가 부동의 1위다.

중국의 저가 공세를 내세운 맹추격도 투자를 유인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디스플레이를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한국의 아성이 3년도 버티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에 직면했었다. 이런 위기의식을 느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은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한 측면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 폰이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사업에서는 세계적인 시장 지위를 지키며 기술 지배력을 갖고 있었지만 대형 OLED는 LG에 뒤쳐져 있는 점도 투자를 이끌었다. 정부도 향후 7년간 4000억 규모의 예산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선제적 투자를 마중물 삼아 민간의 활발한 투자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다.

반가운 것은 정부에서도 충남 천안에 소재·부품·장비 신기술을 실증·평가하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테스트베드를 구축키로 한 점이다. 향후 충남이 디스플레이 메카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는 점에서 연계산업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디스플레이 산업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OLED 수요가 지난해 232억 달러에서 오는 2024년에는 2배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빠르게 성장하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앞으로 충남도와 아산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원활하게 투자를 진행할 수 있게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자리 8만 개가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니란 점에서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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