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문재인 대통령은 굵직굵직한 충남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날짜를 잡기까지 청와대와 충남도 간에 고충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방문을 받는 지자체는 대개 남는 장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충남 방문 행사도 다르지 않다. 해양 신산업 분야의 경우만 해도 충남도가 대통령 보고회를 가짐으로써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충남도에 대통령도 힘을 실어주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고 본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것 말고도 충남도가 대통령 방문을 통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 꼽을 수 있는 1순위 현안이라면 다른 사안도 여럿 있지만 혁신도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번 충남 방문에서 대통령의 언급 수위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으며, 그에 부응해 유의미한 `계기`가 마련될 것인지에 대해 도민들이 각별히 촉각을 세운 사안이 혁신도시였음은 물론이다. 도민들 열망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혁신도시 운을 떼는 역할을 지역경제인들이 맡았던 모양이다. 공식적인 서면건의 내용에 들어가있는 것과는 별개로, 대통령과 마주한 상태에서 화제에 올리는 게 최상이고 실제로 지역경제인 대표들은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혁신도시 지정 얘기를 꺼낸 것으로 돼 있다. 문제는 대통령의 화답인데, 확인된 워딩(발언)은 "기대해 봐도 좋지 않겠느냐"였다고 한다.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대통령도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충남의 열망을 인식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쾌도난마식 화법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겠지만, 대통령에게 혁신도시와 관련해 처음으로 피드백 반응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적 혹은 정책적 함의가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대통령의 혁신도시 관련 절제된 발언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말을 길게 하는 것보다 오히려 압축적인 표현 한 문장이 문제 해결을 추동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언급이 `나비효과`를 불러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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