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뒤 3주가 지나 타 시·도 확산 우려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바이러스 잠복기간이 지났는데도 경기 북부에서 추가로 발생하고 있어 방역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철저한 방역에도 불구하고 그제 방역대 밖 지역인 경기도 연천 신서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추가발병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이후 6일만의 추가 확진으로, 지난달 17일 첫 발병 후 22일 만에 국내 발생건수가 14건으로 늘었다. 발생지역이 파주, 김포, 연천, 강화 등 모두 한강 이북이라는 특징이 있다.

당국은 돼지열병 발생농가에서 반경 10km를 방역대로 설정해 삼엄한 통제와 방역을 하고 있다. 혹시 모를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 더해 그제부터 10km 방역대 밖을 완충지역으로 정했다. 공교롭게도 14번째로 돼지열병이 발생한 연천 농가는 완충지역에 위치해 있다. 완충지역으로 정한지 하루 만에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자 방역대 설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완충지역에서 추가 확진이 된 것을 두고 기존 발생농가로부터 바이러스가 수평 전파(2차 전염)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문제의 농가는 감염 경로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잔반을 먹이로 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잠복기는 가축 몸에 들어와 증상을 나타내는 기간으로, 야외에선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발생 농가의 바이러스가 야외에 있다면 생존해 있을 수 있고, 이후에 언제든 가축에 들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바이러스 잠복기인 4-19일이 지났다 해도 2차 전염 가능성은 남아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방역대를 확대운영 할 필요가 있다. 가축운반차량의 통제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 돼지열병이 타 시·도로 확산된다면 국내 양돈 산업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 과하다 싶은 방역이 현명한 조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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