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멧돼지 포획·사살수 증가추세…도심 출몰도 잇따라

세종 소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6일 발견된 멧돼지가 도주했으나 인근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은 채 발견됐다.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세종 소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6일 발견된 멧돼지가 도주했으나 인근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은 채 발견됐다.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세종 도심에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개체 수 감소와 도심 접근 차단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0일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유해조수구제단에 의해 포획·사살된 멧돼지는 2017년 167마리에서, 지난해 185마리로 늘었으며 올해는 지난 8월 현재 215마리로 급증했다.

이는 공원 등 세종 지역의 녹지비율이 높은 데다 도시개발로 인해 멧돼지의 이동이 수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의 공원녹지비율은 52%로 판교 등 타 신도시 평균인 30%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세종호수공원 등과 크고 작은 산이 주변에 곳곳에 산재해 있어 멧돼지 서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멧돼지의 도심출몰이다. 최근 들어 월동 준비 등 먹이를 찾아 도심을 찾는 경우가 발생하며 시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지난 6일 세종 소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야생멧돼지 3마리가 나타나 사살, 포획 등이 이뤄졌다. 지난 4월에도 세종 새롬동의 한 아파트에서 멧돼지 3마리가 나타나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등의 소동을 빚었다.

시민 강선진(37) 씨는 "세종에 이주하고 한동안은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 대한 이야기조차 들어보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빈번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도 멧돼지에게 공격을 당할 수 있어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얘기를 들으면 한동안 야간에 외출하는 것이 무섭다"고 토로했다.

멧돼지 출몰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1건이었던 멧돼지 농작물 피해건수가 올해는 이미 21건이 접수됐다.

일부 시민들은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 요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출몰에 대한 더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음에도 시는 유해조수구제단 지원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옥 세종유해조수구제단장은 "매일 10-15건의 멧돼지 출동 신고가 들어온다"며 "행복도시가 탄생한지 얼마 안됐을 때에는 멧돼지가 없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관련 예산 등이 부족해 포수들의 활동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멧돼지가 출몰할 경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인근 산 등을 대상으로 일제 포획을 통해 멧돼지 개체 수 감소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 9일 소담동의 계화산을 수색해 1마리를 사살한데 이어 이달 말에도 일부 거점들을 대상으로 일제 포획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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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소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6일 발견된 멧돼지가 포획·사살됐다.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세종 소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6일 발견된 멧돼지가 포획·사살됐다.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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