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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희망 속에서 피어난 가수의 꿈… 영화 '와일드 로즈'

2019-10-10기사 편집 2019-10-10 08: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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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와일드 로즈' [판씨네마 제공]

1년간 수감 생활을 마치고 막 출소한 로즈(제시 버클리 분). 타고난 가창력으로 14살 때부터 동네 바에서 노래한 그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벗어나 '컨트리 음악의 고장' 미국 내슈빌에 가서 스타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10대 시절 아이 둘을 낳은 미혼모에다, 전자발찌를 찬 전과자인 그에게 세상은 쉽게 꿈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는 그에게 기회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온다. 엄마 성화에 못 이겨 가사도우미로 취직한 로즈는 자신의 노래에 반한 집주인 수잔의 도움으로 BBC 라디오 방송국의 유명 DJ를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와일드 로즈'

[판씨네마 제공]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국 영화 '와일드 로즈'(톰 하퍼 감독)는 꿈을 좇는 한 여성과 그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음악영화다.

그동안 많이 본 스타 탄생기가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이 담긴 휴먼드라마에 가깝다. 그런 면에서 탄광촌 소년이 발레리노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그린 '빌리 엘리어트'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꿈과 가족이다. 로즈는 당장이라도 미국으로 떠나고 싶지만, 돈이 없다. 어린 두 남매도 부양해야 한다. 꿈과 현실 사이에 가로막힌 높은 벽은 로즈를 숨 막히게 한다.

그러나 꿈은 소중한 사람들을 희생한 대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과 함께할 때 꿈은 비로소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토양과 책임감이라는 자양분이 필요하다고 영화는 말한다. 거친 야생화 같던 로즈는 수많은 가시에 찔려가며 그런 인생의 교훈을 깨닫는다.

'와일드 로즈'

[판씨네마 제공]
영화 속 인물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엄마 마리온(줄리 월터스)도 그렇다. 말썽만 피우는 딸이 원망스러워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를 하지만, 결국은 딸의 꿈을 응원해준다. 자식 대신 손주를 돌보는 마리온에게서 한국의 수많은 조부모 모습이 겹쳐 보인다. 자식들을 남의 손에 맡기고 돌아서서 눈물을 흘리는 로즈나, 1년간 못 본 엄마를 서먹해서 하는 어린 남매들의 모습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래서 공감을 넘어 눈물이 난다.

'와일드 로즈'

[판씨네마 제공]
로즈를 연기한 배우 제시 버클리는 마치 가공하지 않은 원석 같다. 거친 날것의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2008년 BBC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2위를 차지한 가수 출신인 그는 빼어난 가창력으로 영화 속 노래를 직접 불렀다.

로즈가 자신의 뿌리인 글래스고와 가족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대 위에서 '글래스고'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마치 공연 실황을 보는 듯하다. 미국 영화매체 버라이어티는 내년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 제시 버클리를 꼽았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 얼터너티브 록밴드인 '프라이멀 스크림'의 '컨트리 걸' 등 1980년대 브리티시 팝을 듣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