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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재 택한 '사풀인풀', 뻔한 구성도 깰까

2019-10-08기사 편집 2019-10-08 08: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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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이 주는 안정된 시청률과 구태에 대한 비판 사이"

첨부사진1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포스터 [KBS 제공]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이 초반 독특한 소재로 기존 KBS 주말극들과 다른 노선으로 걷는 데 성공했지만, 관건은 구성과 전개도 차별화할 수 있을지다.

'사풀인풀' 도입부는 주말 오후 8시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보기에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채워졌다. 첫 방송뿐만 아니라 무려 1회부터 8회까지 '청소년 동반자살'이 주요 에피소드로 다뤄지며 시청자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주인공 김청아(설인아 분)와 먼저 세상을 등진 구준겸(진호은)처럼 온라인을 통해 만나 함께 마지막 날을 보내는 청소년들 이야기는 사실 젊은 세대에서는 경천동지할 내용은 아니다. 최근에는 뉴스 사회면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 아는 이야기라도 KBS 주말극에서 보는 충격은 달랐다. 보통 기존 작품들은 여주인공이 취업난, 생활고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캔디처럼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활기차게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주말극치고 다소 파격적인 전개를 보여준 '황금빛 내 인생'도, 전작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과 '하나뿐인 내 딸'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반부터 몰아친 어두운 소재와 전개에 시청 평도 "색달라서 재밌다"는 의견과 "홈드라마로는 불편하다"로 확연히 갈렸다.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KBS 제공]
하지만 이 드라마 성패는 독특한 소재가 아닌 앞으로의 전개에 달렸다.

8회까지 방송된 현재 시점에서는 신선한 소재와 촬영 기법 등과 비교해 전개는 고루하다는 평이 적지 않다. 뻔한 '출생의 비밀'을 소재로 했지만 매회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 전개를 보여준 '황금빛 내 인생'과 반대 사례로 보인다.

일단 청아는 준겸의 어머니 홍유라(나영희)와 다시 맺기 어려울 악연이 됐다. 비록 최근 방송에서 유라가 청아를 용서하는 제스처를 보였지만, 그건 준겸의 사망 말고는 얽힐 일이 없을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얘기다.

그러나 청아는 준겸을 만나러 가던 기차 안에서 유라의 또 다른 아들 준휘(김재영)와 묘한 인연을 맺었다. 준겸의 장례식장에서도 스쳐 지나간 두 사람은 결국 성인이 되면 운명적인 로맨스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설혹 유라가 청아를 인정한다 해도 유라의 동생 화영(박해미)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는 준겸의 빈소에서 청아의 머리채를 잡으며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화영의 아들 도진우(오민석)는 청아의 언니 설아(조윤희)와 인연을 맺은 상황이라 '겹사돈'이라는 주말극 고유의 공식도 얼핏 비치는 분위기다.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포스터

[KBS 제공]
'키스 먼저 할까요?' 등 미니시리즈들을 집필한 배유미 작가답지 않게 8회 동안 준겸의 사망이라는 에피소드로 계속 끌고 온 '엿가락 전개'도 시청자 이탈을 우려하게 한다. 실제로 17.1% 시청률로 시작한 이 작품은 지난 6일 8회에서 25%대를 한 번 기록하기는 했지만, 또 그 전날에는 18%대에 그치며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초반 소재와 구성에서 늘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결국 끝은 같아지는 KBS 주말극 모습은 지상파 주말극이 처한 진퇴양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8일 "'막장드라마' 전형을 따르면 30%대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다 보니 그 틀을 깨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또 지상파가 재정적으로 안 좋은 상황에서 잘 나가는 기존 포맷을 바꾸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구태의연하다는 반응을 얻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