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 고종호 교수
한국폴리텍대학 고종호 교수
`건강과 장내미생물 그리고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한 과학적 연구가 건강 100세 시대를 맞이한 소비자 가슴 속으로 점점 더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우리 몸속의 미생물은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 몸의 잊혀진 장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장내미생물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기원했는가는 오래동안 미스터리였다. 식생활 문화와 같은 환경으로부터 직접 획득한 것인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인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수십 년 전부터 인간의 피부, 구강, 소화기, 대장 등에 병을 일으키지 않는 미생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이 나름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이런 사실은 DNA 해독 기술이 등장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 발표된 수많은 연구결과를 정리해보면 인간의 장 속에는 수만 종의 미생물이 살고, 각각의 개인은 이중 수백 종 정도의 미생물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것들은 면역 및 신경계 발달에 큰 영향을 주며, 특히 태어난 뒤 2-3년 동안 면역과 신경계를 발달시키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장내미생물이 아토피나 천식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 자폐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생리학, 면역학, 역학 등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되고 있다. 미생물이 단순히 입으로 들어와 대변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숙주(인체)와 서로 공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장내미생물은 누구인가? 인체의 소장 내의 미생물은 채취하기가 어려워 주로 장내미생물 연구는 분변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장내 미생물군(Gut microbiota)은 약1000종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장내미생물의 구성은 인종간 지역간에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를 통해 유전적인 영향과 식생활 환경 차이에 따른 영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모든 장내미생물의 숫자는 사람 세포 숫자보다 1.3배 더 많은 약 39조 개에 달하고 사람의 유전자보다 20배 더 많은 유전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무게는 1.5 kg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근 비만, 당뇨, 크론병, 대장암, 류마티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의 장내미생물이 건강한 일반인과는 다르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장내미생물을 `잊혀진 장기`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장내미생물은 인체가 갖고 있지 않은 자체의 대사과정을 수행한다고 하여 `확장된 유전체(extended genomes)`로도 일컸는다. 따라서 인체는 인간의 몸과 장내미생물 전체를 아우르는 `초유기체`로 간주하기도 한다. 장내 미생물 중 90 % 이상은 70 여개의 세균 문(Phylum) 중 단 2개의 문인 퍼미큐츠 (Firmicutes)와 박테리오이디테스(Bacteroidetes)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임산부와 갓난아이, 대사증후근 환자 및 대장암 환자 등 정상적이지 않은 염증을 보유한 사람의 경우 프로테어박테리아(Proteobacteria) 문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장내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 내에 어떤 역할을 할까? 장내 미생물은 병원성 세균의 침범 억제, 장 표피세포의 손상 방지, 지방 축적 조절, 인간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는 영양분을 분해하여 흡수 가능한 형태로 전환, 비타민 K의 생산과 철분 흡수, 장 점막의 면역 증강 및 담즙산 대사 등 인체의 전반적인 대사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인간과 주고 받고 있다. 장내 미생물 중 유익균으로 알려져 있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적정량을 섭취하였을 때 장내에서 균총의 균형을 조절하여 질환을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주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sp.)와 비피도박테리아(Bifidobateria sp.)이 알려져 있으며, 바이오식품산업과 유가공산업을 비롯하여 화장품산업, 축산업, 제약산업 등으로 그 사용이 폭넓고 다양하다.

장내 유해균에 의해 장내 생성된 독소는 아토피, 여드름, 주름 등 다양한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혈중콜레스테롤 감소, 면역증강, 내인성 감염억제기능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항궤양제,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 의약품으로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개별 맞춤형의 새로운 바이오 식품과 의약품 개발 제품화도 기대되고 있어 새로운 신성장 동력의 바이오 산업 청신호로 기대해 본다.

고종호 한국폴리텍특성화대학 바이오식품분석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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