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이들] 上.대전 아동학대 사건 급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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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上.대전 아동학대 사건 급증 中.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변화과정 下.사후 관리사례 등 자치단체 대책

2013년 울산시에선 전국민을 울리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박모 씨가 의붓딸 A 양의 머리와 가슴 등을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것이다. 당시 9살이던 A 양은 `친구들과 소풍을 갔다왔다`는 이유 등으로 학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 경북 칠곡군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줬다. 임모 씨가 당시 8살이던 의붓딸 B 양의 복부 등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이다. 임 씨는 사건 이후 당시 12살이던 B 양의 언니 C 양도 말을 듣지 않는다며 세탁기 안에 가두는 등 학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늘고 있다. 대전에서도 신고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아동학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자치단체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아동학대란 성인이 아동의 건강과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을 가하거나 보호자가 아동을 방임(유기)하는 것을 말한다.

6일 대전시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수는 전국 3만 6417건으로 2017년 대비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전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지역 내 신고 건수는 2015년 512건에서 2016년 885건, 2017년 949건에서 2018년 1189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아동학대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말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는 888건으로 전년 동월 775건에 비해 약 1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는 아동학대 관련법 시행 이듬해인 2015년 대비 131%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의 유형을 살펴보면 정서학대(134건), 신체학대(27건), 방임(99건), 성학대(11건) 총 271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8월 말 기준 정서학대(107건), 신체학대(61건), 방임(33건), 성학대(10건) 등 총 211건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월 173건 대비 약 20%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지역 내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해당 문제를 파악하고 치유를 담당하는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들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이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의 고충이기도 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현장조사 횟수는 2015년 835건에서 2018년 336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지만 대전에 위치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단 1곳에 불과하다. 특히 상담원과 사무원 등을 전부 더해도 20명에 그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한 관계자는 "아동학대 관련 업무는 매하다 늘어나는데, 인력이 부족해 업무 처리에 한계가 있다"며 "상담원 한명이 100개의 사례를 관리해야 하는 등 각 가정을 꼼꼼히 살펴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시는 아동보호전문기관 1곳을 추가로 늘려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전문기관이 1개소에 그쳐 원활한 업무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10월 중순 전문기관을 1개소를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기관이 추가로 운영되면 아동학대와 관련해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호창·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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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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