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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뜨거운 감자, 특성화고등학교

2019-10-04기사 편집 2019-10-04 0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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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황의만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장

몇 년 전부터 전국의 특성화고가 헤어나기 힘든 상황에 빠져 들고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산업현장에서의 근로자 및 현장실습생 사고가 특성화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생각을 부정적으로 바꾸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듯하다. 특히 기계·전기·전자 등 공업계 특성화고등학교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조리·제과제빵·토탈미용 등 가사계열은 상대적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업계 특성화고 중 일부는 가사계열 학과로 개편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몇 년 반복되다 보니 가사계열 끼리 과열경쟁이 돼 기존 가사계열마저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충원율이 동반 추락, 다시 학과개편을 고려해야 할 형편이 돼 가고 있다.

트렌드에 맞게 학과개편을 하고 좀 더 적극적인 홍보를 하라는 요구가 있지만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현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중학교 졸업생 수가 해마다 급감하고 있는데다 특성화고에 대해 학부모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어 특성화고 지원자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여 학과개편을 하고, 비중확대 사업으로 교육과정 개편과 환경개선을 하고, 개편된 학과에 맞게 교명을 바꾸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근본책이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신입생 충원율을 끌어올리라고 하는 것은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상황은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의 현실이므로 상황이 더 악화되면 나라의 경제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거라는 절박한 마음에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청에서는 고등학교의 학급 정원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신입생 충원이 어려운 특성화고에서는 중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종 위주의 학과개편을 하는 것보다는 학과별로 의견을 조율, 학급을 감축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둘째, 학부모들은 특성화고를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 봐주면 좋겠다. 일반고에 진학해서 대학에 가거나 취업처를 찾는 것도 좋지만 특성화고에서도 취업처를 찾고 대학에 갈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있다는 것을 바로 인식해야 한다. 특성화고에 진학해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게 되면 취업과 진학을 함께 해결하면서 경력을 쌓고 학위도 취득할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이득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가 평가기준을 통과, 병역특례업체에 선정이 될 경우에는 산업기능요원으로서 병역혜택을 볼 수도 있다.

셋째, 특성화고 입시철에 특성화고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기사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성화고와 관련돼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히 보도를 해야 하겠으나 특성화고 입시철에는 특성화고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도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 넷째, 특성화고에서도 정부나 교육청의 정책 지원을 잘 활용하면서 학부모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한 걸음 차이지만 불행과 행복은 백 걸음 차이다. 이미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어렵고 더디겠지만 특성화고에 등 돌린 학부모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 학교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신뢰를 회복하는 길 외의 다른 방법이 없다. 황의만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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