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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대통령에 달린 혁신도시

2019-10-03기사 편집 2019-10-02 17: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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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충남 방문이 가시권에 들어온 모양이다. 대통령 방문을 애면글면해 온 충남도가 제일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자체 입장에서 대통령 방문 행사를 능가하는 요긴한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충남도는 당면 현안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찔러도 봤지만 돌파구가 찾아지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을 맞게 되는 충남도 현안 1호는 어쨌든 혁신도시 지정 관철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지역 정치권이 앞장서 입법투쟁도 벌이고 건의문도 내고 서명운동도 전개해왔다. 여전히 역부족이 느껴진다. 정책 결정의 칼자루를 쥐지 못한 쪽의 한계였고 입법부 행정부내 우군세력도 신통치 않은 측면이 있다. 이대로 허송하면 종착역은 정해져 있다. 20대 국회에서 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가능케 하는 법률안은 사장될 것이고 기껏해야 내년 4월 21대 총선용 카드로 소환되는 일이 고작일지 모른다.

당연히 이런 가정은 최악이다. 일이 그에 이르지 않도록 무슨 방도를 강구하는 게 상책이다. 충남으로선 여권과 소관 부처를 상대로 나름 정성을 기울이고 백방으로 뛸 만큼 뛰었다. 그러나 어디로부터도 유의미한 사인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생각지 않게 허를 찔린 모양새가 연출되기도 했다. 대전·충남이 연대했음에도, 혁신도시 지정을 입법화하는 데 낭패를 본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재차 관련 법안이 대표 발의됐지만 갈 길이 먼 형국이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대통령의 충남 발길은 한줄기 빛일 수 있다. 대통령이 충남 땅을 밟게 되면 주요 동선을 지방정부 수장인 충남지사가 독점 수행하게 된다. 다른 이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대통령과 지근거리에서 맞닥뜨릴 수 있게 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호기다. 충남지사가 정무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면 핵심 현안인 혁신도시 문제와 관련한 진행 경과 및 애로점을 대통령에게 압축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다만 충남도가 대통령 방문 성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보이지 않게 공을 들여온 사실에 비추어 뭔가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 추론이다. 청와대 창구 노릇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가 지난 달 사뭇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 상당히 믿는 구석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어느 정도 확신이 형성된 상태라는 얘기인 동시에 스스로의 계산법을 갖고 있지 않으면 취하기 어려운 태도로 이해된다.

이런 분석에도 불구, 일정 부분 불안 요소가 잠복돼 있기는 하다. 청와대와 충남도 간 혁신도시와 관련해 어느 수준에서 인식의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장담하지 못 하는 이유다. 관건은 어느 쪽 논리와 현실이 대통령의 이해를 주도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듯하다. 그런 가운데 대통령이 혁신도시 정책 목표나 당위성을 존중한다면 충남도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혁신도시 문제는 법률 개정이 정공법이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힘의 구도 면에서 충남은 우월하지 않은 데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방어 논리가 철벽에 가깝다. 이를 돌파하려면 충남 역내 역량만으로는 버겁다 할 수 있고, 그런 까닭에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혁신도시 동력을 확보하는 일에 충남은 승부수를 던진다는 각오를 벼려야 한다.

알차게 포장된 충남 발전 비전과 전략도 혁신도시가 미제인 상태에서는 빛이 바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충남에 오면 혁신도시 문제와 관련해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된다. 이에 어떻게 화답할지 여부는 대통령의 판단 영역일 터다. 과유불급이라고 지역민들은 많은 것을 욕심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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