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나들이]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미드소마
△미드소마= 지난해 최고의 화제를 모은 영화 `유전`의 아리 애스터 감독이 만든 두 번째 작품이 개봉한다. `미드소마`는 공포라는 장르가 무색할 만큼 밝고 명랑하다. 신체적 고통이 아닌,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에 집중해 공포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미드소마`는 90년에 한 번, 9일 동안 이어지는 한여름 미드소마 축제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무엇보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큰 상실을 겪은 대니(플로렌스 퓨)가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잭 레이너)과 비밀스러운 스웨덴의 한 마을에서 한여름 낮이 가장 긴 날 열리는 하지 축제에 참석해 기이한 경험을 겪고 점점 공포에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를 자신만의 문법으로 담아냈다. 공포영화의 공식 같은 어둡고 음산한 배경에서 탈피해 시종일관 목가적인 분위기에 밝고 아름다운 배경 안에서 기존 공포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전무후무한 대낮 공포를 선보인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성대하게 벌어지는 `하지 축제`라는 종말론적 모험을 하게 된 주인공 대니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 신화, 전통적 요소가 가득한 매혹적이고 독특한 세계를 철저하게 그려냈다. 또한 외로움과 슬픔으로 가득했던 대니가 새로운 문화 속에서 권력을 얻어나가는 과정은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가 공개된 직후 해외의 유력 매체들은 `미드소마`를 세계적인 걸작 호러영화들과 비교하며 극찬을 쏟아냈다. 특히 슬픔에 잠긴 여성이 남자친구와 스웨덴의 한 마을에서 열리는 신비한 이교도 축제에 참여하면서 기이한 일들을 겪는 과정은 오컬트 장르 영화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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