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고 신청 앞뒀지만 탈석탄 금융 선언한 은행 없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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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금고 지정 신청기간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중 금융기관들은 충남도가 추진하는 `탈석탄금융`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지난달 24일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충남도금고 설명회를 열고 오는 7-8일 탈석탄 선언 및 석탄 금융투자여부를 포함한 신청 제안서를 접수 받기로 했다.

도금고 지정과 관련된 평가항목 중 탈석탄금융 부분은 탈석탄 선언 여부와 석탄금융 투자여부, 친환경 에너지 전환정책 추진 실적 등이다. 금융기관의 탈석탄은 향후 국내 석탄발전 PF에 참여하지 않고,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대외선언을 하거나 정관에 반영한 후 이행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시중 금융기관들은 도의 기대와 달리 탈석탄 금융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기존에 탈석탄 관련 투자를 많이 했으며, 도금고 공고게시일 전까지 탈석탄 선언을 이행하지 않은데다 앞으로 탈석탄 계획서를 작성하더라도 배점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도금고 설명회에 참석한 금융기관 4곳은 여전히 석탄발전 PF에 투자하고 있지만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도와 15개 시·군의 1금고를 맡고 있는 NH농협은행은 371억 원을, 도 2금고를 담당하는 KEB하나은행은 1027억을 석탄발전 PF에 각각 투자했다. 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864억과 1369억을 석탄발전 PF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들이 탈석탄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는 것은 탈석탄과 관련한 평가항목의 비중이 크지 않고, 1위와 2위의 점수차가 0.05점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탈석탄을 선언한 금융기관과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의 점수편차가 너무 작다"며 "행안부 예규에 점수편차 제한을 두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금고지정 참가 은행들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도록 차등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앞으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달라는 뜻으로 평가항목을 신설했지만 현실적으로 금융기관이 적극 동참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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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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