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년 전후 출현한 인류의 종은 동물적 생활을 하였다. 그 이후에 끊임없는 파괴와 혁신을 통하여 오늘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결국 모든 것의 변화는 필연이며 "변화 한다는 것"만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참이란 명제에 도달 한다. 따라서 조직이나 권력, 정권, 국가의 흥망성쇠는 필연이다.

그런데 산업화를 선구적으로 달성한 영국, 독일, 등 서구 유럽의 국가와 미국은 근 200년 가까이 부자 나라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동양권에서는 유일하게 160여 년 전 탈아입구 비전으로 국가 개조를 단행한 일본만이 G7 열차에 올라 타있다. 반면에 1920년대에 세계 7대 부자였던 아르헨티나가 지금은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 부자나라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기는 더욱 힘들다. 이런 냉엄한 역사 현실에서 50여 년 만에 기적같이 국민소득 3만 불이란 부자나라가 된 것이 대한민국이다.

자원도 자본도 없었던 최빈국이 50년 만에 배 부른 나라가 되었기에 국가발전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도 "잘 살자"는 대전제 아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이다. 초기 추진하였던 내수중심의 경제 정책은 실패했다. 1970년 대 수출주도의 대전환으로 중화학공업을 육성,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기업의 투자는 활발하였고 일자리도 계속 증가하고 시장은 활기차게 돌아갔다. 국가의 정책도 경쟁적 시장 기능에 무게를 실어 파이를 키웠다.

또한 80년 대 중반 삼성의 과감한 반도체 투자라는 신의 묘수가 있었다. 덕분에 지난해에도 세수의 큰 몫을 부담하여 문정부의 선심성 재정운영에 크게 기여 하였을 것이다. 이런 대한민국이 현재 국내, 외적으로 위기 경고음을 받고 있지만 감지능력 작동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실정이다.

전년대비 2018년도 건설투자는 -1.5%, 설비투자는 -3.5%, 민간소비는 2.0%로 주저앉았다. 지난 8월 청년실업률은 7.2%에 달한다. 그런데 시장 불황체감 수준은 통계상의 수치 보다 훨씬 높다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또한 지난 2분기 소득격차도 사상 최악으로 확대 빈익빈 부익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게 일자리 창출과 모두가 잘살게 하겠다는 문정부가 등장한 2017년 5월 이후의 성적표이다.

그 동안 우리의 압축 성장은 경제, 사회적으로 이런저런 문제와 한계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완충적인 장치도 없는 적폐몰이에 결딴 나고 있다. 선무당들이 선대가 피땀 흘려 축적한 곳간을 화수분으로 알고 분탕질을 쳐대는 꼴이다. 역사의 교훈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확증편향 정권의 전형이다. 50년 기적은 당연하고 지속될 것이라는 몽상에 사로잡혀 있다. 허나 잘살아 왔던 나라는 국익이란 잣대로 변화에 잘 대비하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의 폭망은 불과 10여 년의 페론과 차베스의 집권시대를 거치면서였다. 국익이 아닌 정권 이익에 눈이 멀어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현혹한 결과이다. 국가의 미래가 아닌 권력유지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런 유의 정권일수록 위선과 기만의 선전 선동, 국민의 호주머니를 턴 세금살포 등으로 백성을 우민화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지키려 "우리 끼리" 100년 권세를 획책한다. 그러나 국가 운명도 절대 권력도 영원하지 않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것은 300만 년 동안 불변이다. 특히 이념적 선민성에 빠진 오만한 권력의 종말은 가팔랐고 더욱 비참하였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벌써 문정권의 반환점도 멀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를 탄탄하게 하고 시들어 가는 경제 성장 동력을 살려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과거에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위하여 인기 없는 혁신과 노동개혁의 고삐를 다잡아야 한다. 또한 네편 내편을 아우르고 국익만을 위한 포용과 아량의 지도자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할 때이다. 이렇게 한다면 대한민국도 끝이 좋은 선순환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침묵하는 다수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김동회 호서대 기술경영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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