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人面獸心)은 사람의 얼굴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인정이 없고 냉혹한 자를 표현하는 말이다. 사람의 도리를 지키지 못하고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는 흉악하고 음탕한 사람을 비유한 것이다.

최근 각종 언론 매체를 접하다 보면 정말 말로 안되는 사건으로 충격을 감출 수가 없다. 살인에다 성폭행, 강간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는데 더 충격적인 것은 범행 대상이다. 범행 대상이 바로 자신의 친딸이라는 것이다.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어린 친자녀를 보호해줘야 할 아버지라는 사람이 오히려 친자녀에게 몸쓸 짓을 해 평생의 상처를 줬다. 자녀의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 신뢰하고 의존하는 보호자가 가해자라는 점이 어처구니가 없다. 다른 어느 누구보다 범죄로부터 자녀를 보호해줘야 할 사람이 자녀에게 씻지 못 할 마음의 상처를 주다니. 참 세상 요지경이다.

얼마전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자신의 친딸에게 수차례에 걸쳐 몹쓸 짓을 한 아버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그에게 징역 10년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또 중학생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해 임신시킨 뒤 딸이 낳은 아이마저 유기한 아버지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15년에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취업제한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각각 명령받았다. 이들은 보호자에서 가해자가 돼 감옥에 가지만 이들이 저지른 죄는 씻을 수 없다.

해마다 친족 간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에서 인륜에 반하는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친족 간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됨됨이, 올바른 인성회복에 대한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인성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법을 강화해 처벌한다고 해도 반인륜적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성이 밑바닥으로 떨어진 사회에서 피해자들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옥일 것이다. 국가적으로 인성회복에 대한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지금 이대론 반인륜적 범죄만 반복될 뿐이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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