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소독약 등 씻겨나가 확산 우려

18호 태풍 `미탁`의 예상 경로. 사진=대전지방기상청 제공
18호 태풍 `미탁`의 예상 경로. 사진=대전지방기상청 제공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하면서 대전·세종·충남 지역이 간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미탁`은 최대 150mm 이상의 비와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보여 각종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

특히 충청권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태풍 `미탁`이 호남지역을 포함한 내륙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확산방지를 위해 뿌려놓은 소독약과 생석회가 씻겨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미탁`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중국 상하이 남남동쪽 약 320km 부근 바다에서 시속 22㎞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탁의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다.

초속 15m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310㎞다. 전날만 해도 이 태풍은 3일 오전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지만, 이날 상륙 시점이 앞당겨졌다.

태풍 `미탁`은 2일 저녁 제주 서쪽 해상을 거쳐 3일 오전 3시쯤 전남 목포 부근 육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남부지방을 관통한 뒤 3일 낮 동해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 지역을 관통하는 이 태풍의 영향으로 대전·세종·충남지역은 2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80-150mm, 순간 최대 풍속은 115km/h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기상청은 "미탁의 세력은 최근 남부지방을 할퀸 제17호 태풍 타파와 비슷하거나 약하겠지만, 상륙하지 않고 대한해협을 통해 지나갔던 타파와 달리 상륙하는 만큼 영향은 오히려 더 넓고 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풍 `미탁`의 북상에 따라 ASF 방역에 활동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ASF가 최근 5일간 발생하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의심 신고와 태풍의 북상 등을 고려할 때 방역당국은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태풍이 지나간 뒤 ASF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달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할퀸 후 경기 파주와 연천, 김포 등에서 잇따라 ASF가 발병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태풍 `미탁`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돼지 9만 8000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을 태풍 북상 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후 태풍이 지나가면 전국 일제 소독과 생석회를 도포할 방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태풍 및 ASF 방역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태풍 뒤 소독약이나 생석회가 씻겨 나갈 것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김용언·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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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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