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형 기자
조남형 기자
세종에서 또다시 아찔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8일 9시쯤 나성동의 주상복합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불이 났다. 32층까지 지은 건물의 20층에서 시작된 불은 출동한 119 소방대에 의해 30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시 현장에는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었던 터라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최근 2년 새 세종지역은 건설현장이나 관련시설 화재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새롬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불이 나 4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45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지하1층 천장의 등기구 전원선 발화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앞서 2018년 2월에는 대평동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모델하우스에서 불이 났다. 당시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30대와 소방관 50여 명을 동원해 1시간 30분 만에 진화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불로 모델하우스 1개 동과 인근에 주차해 있던 차량 6대가 탔다.

건설현장은 화재에 취약하다. 용접 작업이나 전기 배선 작업 중 주변 가연물로 불이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건축 공사장 용접작업 중 불티에 의한 화재가 하루 한 번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4-2018년 5년 동안 건축현장 용접작업 과정에서 불티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총 1823건으로 1년 평균 364.6건이었다. 다시 말해 하루에 한번 꼴로 건설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잇단 건설현장 화재 발생은 과연 현장에서 안전 수칙 등이 얼마나 지켜졌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던져지는 대목이다. 건설현장 사고는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관계기관은 안전관리가 부실한 사업장은 강력히 제재하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도·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매번 화재 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부랴부랴 후속 조치 마련에만 급급하다는 점도 문제다. 잦은 화재사고는 정작 대책을 내놔도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식 대책만 내놓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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