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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가 살아 숨쉬는 가옥

2019-09-30기사 편집 2019-09-30 16: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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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근대문화유산 답사기] ⑥ 부강 김재식 가옥

첨부사진1김재식 가옥 사랑채 우측면 모습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 부강면사무소에서 세종 방면으로 3분쯤 걷다 보면 오래된 가옥이 눈에 띈다. 바로 1913년 지어진 김재식 가옥이다.

100년이 넘게 유지됐던 이 가옥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후손들이 거주해 왔다. 이곳에서 김재식의 고손녀 김정임 씨가 백년옥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다 지난해 7월 전통가옥으로 보존·활용하기 위해 매각됐다.

김재식은 조신시대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부강의 대표적인 부호로 위탁판매와 운송·금융업의 중심역할을 했다.

정면 8칸, 측면 2칸의 'ㅡ'자형의 안채와 'ㄱ'자형의 사랑채와 곳간채가 어우려져 'ㅁ'자형으로 가옥이 건축됐다.

현재 일부 증축된 화장실, 창고와 초가지붕에서 기와지붕으로 변형된 곳간채 이외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

부강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으로서 그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립 당시의 구조와 형태를 잘 보존하며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세종시는 이 가옥을 근대문화유산으로 중부지방 근대 한옥의 연구자료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등록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할 계획이다. 현재 등록문화재 신청돼 있으며 오는 11월 결과가 발표된다.

이 가옥을 관리하고 있는 이규상 산버들작은도서관장은 "김재식 가옥은 건립 당시의 구조와 형태가 잘 보존돼 있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가치가 충분하다"며 "이 가옥의 별채였던 곳은 현재 부강성당으로 변했음에도 두 곳 모두 보존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식 가옥의 특징= 당초 건립당시 살림집으로 지어진 가옥으로 현재까지도 거의 모든 구조부 등이 잘 남아있어 근대기 중부지방의 상류층 건축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이 가옥의 전체 공간은 크게 진입 영역, 안채 영역, 사랑채 영역의 3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문의 위치는 곳간채, 사랑채 사이에 뒀으며, 안채와 곳간채, 사랑채로 둘러싸인 마당이 형성돼 있다.

본 가옥은 곳간채와 사랑채가 서로 ㄱ자형으로 대문을 중심으로 좌우로 나누어 배치되어 있다. 중앙 마당 정면에 一자형 평면의 안채가 위치해 전체적인 평면구성은 'ㅁ'자 형태를 띄고 있다.

대문채를 통해 한번에 안채까지 중문과 같은 별도의 공간으로 구획이 없이 안채로 가거나 사랑채와 곳간채로 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조선시대 황해도 남부와 경기도 충청도 일대 중부지방의 주택들의 안채와 대청을 남향으로 했던 것이 보편화돼 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가옥도 남향에 가까운 남서향으로 배치돼 있다.

전통적 기법에 충실한 안채는 비교적 원형을 충실히 보존하고 있고 곳간채 등과 비교해 볼 때 그동안 식당으로 사용됐음에도 공간적 위계를 지키며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식당으로 사용되던 곳간채의 기둥과 보의 형태가 서로 일치하고 있지 않고 있는 점과 기둥의 배치가 불규칙적인 것이 특징이다.

부강지역에 단일 가옥으로는 가장 큰 크기로 내부에 우물까지 설치돼 있다.

◇김재식 가옥의 역사·문화적·학술적 가치

건립자인 김재식이 왕실과도 친밀함을 보이며 부강의 유지로 활동했던만큼 가옥은 김재식과 그의 후손들이 거주하면서 근대기 부강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배경이 되었던 가옥으로 지금까지 비교적 그 원형이 잘 남아있어 그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다. 특히 세종시 지역 근대기 전통 민가로서의 희귀성으로 인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종시가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지어진지 50년 이상 된 건축자산은 모두 55동으로 그 중 민가건축물은 28동 내외다.

관내 옛 건축물이 매우 빈약한 실정으로 특히 김재식 가옥과 같이 민가로서 보존할 만한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전통가옥은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지정문화재인 세종 홍판서댁과 화가 장욱진생가를 제외하면 김재식 가옥이 유일하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1913년 당시 상류층의 살림집으로 지어진 이 가옥은 주방시설이나 화장실의 증축 등 식당운영이나 생활 편의를 위해 일부 덧붙이거나 약간 변형된 부분은 있으나 거의 모든 구조부 등이

처음 지었을 때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곳간채 등 채수가 늘어난 점, 왕래가 용이하도록 안채의 기단이 낮고 사랑채 배면의 쪽마루와 문으로 안마당과 직접 연결된 것은 근대기 중부지방의 상류층 건축양식의 표본이다.

또 안마당에 수장 공간, 우물 등이 모여 있고 안채나 사랑채의 전후에 퇴칸을 달아 동선의 연결에 사용한 것과 더불어 창호개수 확대된 점도 표본에 가깝다는 평가다.

가옥에는 근대의 다양한 유품, 집안의 대소사를 담은 사진만이 아니라, 가문 나아가서 지역사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과 문서가 잘 보존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지역의 근현대 경제와 생활사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의 별채를 사용하고 있는 부강성당도 함께 높은 가치를 가진 건물로 꼽힌다.

구 부강성당은 1913년 건립된 김재식 가옥의 별채를 1957년 매입해 부강성당 본당으로 사용했으며 현 부강성당은 야고보 주교가 설계한 건물로 청주 내덕동성당의 평면구성과 구조수법을 따르면서 죠오지안 스타일의 건물로 1962년 신축됐다. 한옥건물과 신축된 성당 건물이 모두 건립 당시의 구조와 형태를 잘 보존하며 사용하고 있다.

이상희 목원대 건축학과 교수는 "1913년에 지어져 100년 이상 됐으나 아직도 그 원형이 잘 유지하고 있어 세종시 내에서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근대기 전통 민가건축으로 현시점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않으면 훼손이 가속되어 멸실될 우려가 있으므로 더 훼손되기 전에 등록 문화재로 등록해 국가에 의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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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김재식 가옥 전면 모습 사진=세종시 제공

첨부사진3부강성당 수녀원 전경 사진=세종시 제공

첨부사진4부강성당 전경 사진=세종시 제공

첨부사진5건립자 김재식의 사진. 사진=이규상 산버들작은도서관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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