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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다발성 장기부전과 대한민국

2019-09-30기사 편집 2019-09-30 08: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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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 몸은 단 한 번의 심각한 감염으로 인해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해 급격히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장기부전이란 간, 신장, 심장, 췌장, 폐나 심장 등 생명과 직결된 몸 속 여러 장기들의 기능이 심각하게 감소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장기들의 기능 부전이 2개 이상 동시에 또는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태를 다발성 장기부전이라 부른다.

2개 이상의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심하게 둔해지는 상태를 뜻한다. 이 경우 사람은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2개 장기에서 기능부전이 발생하는 경우 사망률은 60-70%, 3개 장기의 기능부전에서는 사망률이 80-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발성 장기부전의 원인은 폐렴, 신장염, 후두염 등을 유발하는 세균이 온몸에 돌아다니는 균혈증 상태이거나 혈액 내에 세균과 독소가 가득 찬 패혈증 상태일 때 발생할 수 있다.

암 치료를 위한 약물 복용으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도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주 원인은 강력한 감염력을 가진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이다.

다발성 장기부전의 치료는 감염의 원인균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초기 치료에 제대로 된 항생제를 이용해 정확하고 확실하게 균을 박멸해 더 이상 감염증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장기의 기능이 상실되지 않도록 영양을 공급하는 유지요법도 필요하다.

이 상황은 현재 우리가 처한 시국과도 비슷해 보인다. 국민들의 모든 관심이 한 곳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일반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연관된 국가의 많은 기능들이 점차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한사람의 문제 때문에 나라가 둘로 완전히 나뉜 것처럼 보인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마 모두가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살기 원할 것이다.

하지만 국정 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난 지금도 편안하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은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

공부와 연구에 전념해야 할 대학생들까지 집회를 하고 있고, 지금의 상황을 걱정하는 교수들의 입장표명도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나라 기능이 마비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지는 상황이다.

빨리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엔 국가 체계를 유지하는 여러 부분까지도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신체에 발생하는 다발성 장기부전처럼 수출과 경제, 외교, 국방 등 나라의 여러 기능에 연속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현재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도록 사실 관계를 빠르고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신체 상태가 심각한 감염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다.

신체에 염증을 유발한 세균이 어떤 종류인지를 정확히 확인하고 필요한 항생제를 선택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투여해야 우리 몸의 다른 기능이 멈추지 않게 예방할 수 있는 것과 같이, 현 시국에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 필요한 조치는 어떤 것인지를 정확하고 빠르게 확인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적은 힘과 노력으로 쉽게 해결해 낼 수 있는 일을 처음에 잘못 처리하면 큰 힘과 노력이 든 다는 말이다.

현재 상황이 벌써 호미로 막을 상황을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현재의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완벽하게 처리를 해내지 못 한다면 나라의 기능이 순서대로 망가져 다발성 장기부전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관련 당국은 혼신의 힘을 다해 현재의 의혹들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답고 위대한 대한민국이 다발성 장기부전에 빠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

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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