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에 돼지고기 소비 닭·소고기로 대체, 불안심리에 소비 심리도 '꽁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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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확산으로 지역 소비자·정육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불안심리가 확산되며 소비심리가 얼어 붙었고, 정육업계는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방역활동에도 잇따라 구멍이 뚫리면서 지난해 8월 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처럼 돼지고기 가격 폭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9일 (사)한국물가협회, 지역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돼지고기(삼겹살·500g)는 이동 제한으로 도축·유통물량이 감소하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부산은 전주 대비 45.5%가 올라 1만 4400원에 판매됐고, 서울, 대구도 각기 3.5%, 4.8% 씩 올랐다. 대전은 수요가 감소하면서 3.5% 내린 1만 1000원에 판매됐다.

돼지고기 가격은 소폭 상승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커져가는 모양새다. 돼지고기를 대신해 닭고기나 소고기로 소비가 쏠리면서 닭·소고기 가격이 오르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8일 대전 서구의 한 정육점은 1개월 전과 비교해 돼지고기 구매 비율이 10% 줄었고, 닭고기 구매 비율은 10-20% 증가했다. 가격 상승여파는 크지 않았지만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은 줄었다는 게 해당 업주의 설명이다. 인근의 대형마트 정육코너 또한 최근 일주일 사이 돼지고기 매출비중이 20% 가량 줄었다.

해당 정육점 업주는 "돼지열병이 확진된지 1주 정도 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기존 단골 고객들의 돼지고기 찾는 횟수가 급격히 줄은 게 사실"이라며 "돼지고기열병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고, 정육점도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부 장모(36)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불안심리 때문에 돼지고기를 사기가 부담스럽다"며 "돼지고기가 들어간 식품류도 마찬가지. 닭으로 대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돼지열병이 지속확산될 경우 중국처럼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유통업계에서는 소비가격과 함께 식당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 가격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8월 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사육두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 26일 기준 전년동일대비 돼지고기 가격이 82.4%가 상승했다. 중국은 돼지고기 선호도가 높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국내 또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돼지고기는 서민들이 자주 찾는 육류인 만큼 돼지열병으로 인한 여파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물론, 사육두수가 감소하면 가격은 당연히 오를 수 밖에 없다"며 "유통물량이 줄어들면서 식당에서 내놓는 삼겹살 가격도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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