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 내년 상반기 첫삽, 불경기·유동인구 감소 등 악재로 대전 가구특화거리 시름

26일 불경기·유동인구 감소에 이어 대형가구 매장 입점 소식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시름을 앓고 있는 서대전가구특화거리 내의 한 상점에 `점포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26일 불경기·유동인구 감소에 이어 대형가구 매장 입점 소식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시름을 앓고 있는 서대전가구특화거리 내의 한 상점에 `점포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26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가구특화거리. 서대전역네거리역부터 오룡역까지 가구매장에는 `점포정리`, `매장임대` 등의 내용이 적혀있는 현수막을 심심찮게 살펴볼 수 있었다. 일부 매장은 내부가 텅텅 비어 있기도 했고, 점포정리를 위해 현재 남아 있는 가구를 할인가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곳은 과거 대전을 대표할 정도로 가구매장이 다수 밀집돼 있었지만, 현재는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져 주말에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매장업주들도 줄어든 고객으로 매장 운영이 힘들다고 토로한다.

한 가구매장 점장은 "1개월 간 고객수가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팀에서 3팀으로 줄었다"며 "가구특화거리 상권 전부가 시들해졌다"고 귀띔했다.

다른 가구매장의 직원은 "경기가 악화된 점도 있지만 가구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대기업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의 진출 소식도 무시할 수 없다. 일종의 엎친데 덮친 격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가구공룡 이케아(IKEA)의 진출이 가까워지면서 대전지역 가구특화거리가 울상을 짓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매출까지 줄어들며 특화거리를 빠져나가는 업체까지 다수 생겨나고 있다.

계룡시에 따르면 이케아는 2016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 한 이후 계룡점 출점을 준비 중이다. 현재 본사 승인, 인허가 절차 등을 밟고 있으며 계룡시는 내년 상반기 쯤 첫 삽을 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틀 전인 지난 24일 찾은 대전 중구 중교통 가구거리의 상인들도 이케아 입점 소식에 상권침체를 우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곳은 1980년대만 해도 좌식문화에서 입식문화로 바뀌면서 의자, 책상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 번성하기 시작했고 1999년 가구특화거리 지정돼 상권에 활기가 생겼지만 현재는 썰렁함만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가구거리 진입도로도 2010년 무렵 목척교가 세워진 이후 양방향에서 일방향으로 바뀌면서 고객이 더욱 줄었다는 게 중교통 가구거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구매장·업체도 2017년 32곳에서 현재 26곳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이케아 입점까지 가시화되면서 상인들의 상권하락을 우려하는 한 숨은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병국 중교통 가구거리 번영회 대표는 "원도심 상권이 쇠락하고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내방고객이 크게 줄었다. 당연히 폐업하는 매장도 늘었다"며 "이케아가 계룡시에 입점하게 된다면 경쟁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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