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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칼럼] 소비자를 위한 따뜻한 기술

2019-09-23기사 편집 2019-09-23 08: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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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진명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최근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이 등장하고 있고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에서 기술 개발과 추진이 기업 생존의 필수 역량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대인의 삶은 빠르게 변하고 진화하고 있으며 기술의 진보가 가져오는 변화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의 발전은 삶의 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지속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국내외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동시에 기술 위주의 사고가 오히려 인간을 소외시키거나 피로감을 축적한다는 비판 또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기술 발달에 편승해 소비자에 대한 이해 또는 그들의 요구나 효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없이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혹은 소비자에게 좋게 평가되고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도 그 혁신성이나 개발의 속도감이 높아 소비자가 이를 모두 습득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일례로 최근 인건비 문제와 맞물려 교통시설, 영화관, 패스트푸드점 등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무인주문 키오스크는 노인 등 정보 취약계층의 차별을 야기한다고 지적된다. 뭘 눌러야 할지 모르겠고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스러운 경험. 사람이 주문을 받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기계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 사회 전반의 화두이듯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하지만 소비자집단이 상생·공존하기 위한 적정 기술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기술 개발의 목적이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라면 기술로 인해 소비자 집단 전체의 후생이 증진되는 것은 필수적인 요건일 것이다. 따라서 기술의 진보가 곧 장밋빛 미래를 보장한다고 여기는 시각에서 벗어나 정보 격차와 소외, 주체권과 통제권의 상실, 사생활 침해 등 다양한 문제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기술 발전이 시장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엄밀히 고찰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최첨단의 혁신적 기술이 아니라 한발 낮은 소비자들이 이에 적응할 때까지 배려하는 따뜻한 기술이다.

이진명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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