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3인이 합작한 `이것은 그 돌이 아니다`. 사진=조수연 기자
작가 3인이 합작한 `이것은 그 돌이 아니다`. 사진=조수연 기자
"서로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만난 색다른 조합에서 나오는 예술적 영감이 기대돼요."

평생을 예술가로 살아온 자와 과학자로 일하며 그림을 그려온 이들이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예술가와 예술과학자가 모여 각자의 세계관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3인전이 과학도시 대전에서 열린다.

각자 다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개성파 3인방이 모인 `예술 인과율 (藝術 因果律)`展이 오는 26일까지 대전시 노은도서관 갤러리 `노은 아트리브로`에서 개최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3인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행정직에 재직중인 지의류 화가 김순선, ETRI 뇌과학자 윤장우,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레지던시에 2019년 입주작가로 머물고 있는 작가 리혁종이다.

윤장우는 시·지각 원리를 회화적으로 여과해 풀어내는 작가로, 과학적 사실 또는 이론을 예술 창작의 도구로 사용하는 뇌과학자이자 예술가다. 김순선은 국내 최초로 `지의류`를 소재로 정통회화를 그린 지의류 화가다. 리혁종은 회화와 문화기획을 전공해 다양한 사회현상을 짚어내 비평하고 역사를 반추하는 작가로, 전국의 레지던시를 순회하는 `레지던시 표류기`를 살고 있다.

언뜻 보면 연관성이 없는 듯한 세 사람은 카이스트와 대덕연구단지를 지척에 두고 있는 노은도서관에 모여 과학과 예술이 어울려 있는 풍경을 만들어냈다.

19일 전시장을 지키고 있던 리혁종 작가는 현재의 지평에서 되돌아본 근대사를 예술적으로 구현했다. 리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대표작 중 하나인 `금색 망점이 덮인 `강선의 저녁 노을`은 공사용 합판 위에 유명 조선화중 하나인 강선의 노을(1973)을 모사한 뒤, 그 위에 금색 망점을 덮었다. 과거의 가치와 시간이 흐르면서 새롭게 등장하거나 변화된 가치가 병존하는 이질적인 모습을 구현했다.

돌의 표본을 떠 그 위에 지의류를 새기고, 센서를 장착해 관객의 움직임에 불빛으로 반응하는 작품 `이것은 그 돌이 아니다(2019)`는 세 사람이 합작한 역작이다.

리혁종 작가는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머물고 있는 대전에서 예술을 하는 뇌 과학자와 연구원 종사자를 만나 신선한 작업을 하게 돼 `예술의 탄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문외한이었던 공학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창의성을 얻어간다"고 말했다.

리작가는 또 "박학다식하고 유연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협업하는 과정이 의미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술 인과율 (藝術 因果律)`展은 오는 26일까지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에 있는 노은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는 26일은 오후 2시까지다. 월요일은 휴무다.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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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전 노은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예술 인과율`展에서 리혁종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19일 대전 노은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예술 인과율`展에서 리혁종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윤장우, 완전발화, 정적, 암광, 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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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우, 원초적 감성의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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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혁종, 두개의 탑, 전시장 인근의 돌, 꽃잎, 폐기물, 작가의 생활용품, 가변크기,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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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혁종, 금색 망점이 덮인 `강선의 저녁 노을`, 공사용 합판 위에 아크릴 물감, 유화, 122*244c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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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선, 화엄사에서3, 2018, 61x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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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전 노은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예술 인과율`展에서 리혁종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19일 대전 노은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예술 인과율`展에서 리혁종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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